마크로(Macro) 렌즈

2002. 6. 24. 15:45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보통 렌즈의 최단 촬영거리는 그 렌즈의 초점거리와 일치합니다. 50mm 렌즈는 최단 촬영거리가 50cm 내외이고 200mm렌즈는 2m 내외로 보면 좋습니다.
렌즈의 이러한 성질을 광학적으로 보정해서 찍히는 사물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도록 제작된 렌즈를 마크로 렌즈라고 합니다.
어떤 책에서는 마크로와 마이크로로 구별해서 1;1등배 이상 촬영이 되는 렌즈를 마이크로, 그 이하가 되는 렌즈를 마크로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요즘은 보통 마크로 렌즈라고 부릅니다.
일반적으로 렌즈를 사진기에 장착하고 다른 보조 기구를 부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1;1등배가 된다는 엄청난 효과입니다. 1;1등배라고 하는 것은35mm 사진기에서 36*24mm 의 화면 안에(필름 한 컷의 넓이) 36*24의 피사체가 꽉 차게 찍히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실제 접사에서는 이런 정도의 사진을 찍을 일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펜탁스클럽의 장터에 100mm f/2.8 마크로 렌즈가 42만원에 나왔기에 제가 사려고 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었습니다. 아마 다른 사람이 먼저 사갔나 본데 그렇다면 게시판에라도 그런 내용을 올려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하나 아직 아무런 소식도 없어 조금은 언짢았습니다.
저는 현재 펜탁스에서 나온 50mm f/2.8, 100mm f/2.8 등 2개의 마크로 렌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펜탁스에서 나온 마크로 렌즈는 200mm f/4.0 만 구하지 못한 것이지요. 제가 이번에 마크로 렌즈를 사겠다고 했던 것은 제가 쓸려고 한 것이 아니라 제 후배가 꼭 구해달라고 당부를 해와 그랬던 것입니다. 제 후배는 현재 50mm 마크로 렌즈를 가지고 있는데 100mm와 200mm 마크로 렌즈를 어떻게든 구하겠다고 야단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마크로 렌즈의 쓰임을 잘 이해하지 못한데서 그런 욕심을 내고 있다는 생각을 접을 수가 없습니다.
보통 사진기제조업체나 렌즈제조업체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마크로 렌즈는 50, 100, 200의 세 가지 입니다. 간혹 라이카 처럼 60mm, 니콘의 105mm, 탐론의 90mm, 시그마의 180mm 등이 있지만 그 기본은 50, 100, 200입니다.
예전의 수동초점 렌즈에서는 50mm는 등배 촬영이 안되서 1;2의 배율 만 됬고, 또 구형 100mm f/4.0의 렌즈들도 1;2의 배율만 되서 등배 촬영을 하려면 튜브를 사용하여 촬영거리를 단축시켜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80년대 중반 이후엔 50mm 마크로 렌즈도 등배 촬영이 가능해졌고, 100mm 렌즈도 f/2.8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등배 촬영이 가능해진 것입니다. 제가 책에서 본 바로는 마크로 렌즈는 밝아지면 그 성능이 저하되어 보통 f/4.0 정도가 알맞다고 되어 있는데 많은 사진인들이 더 밝은 렌즈를 선호하다 보니 마크로 렌즈에서는 f/2.8의 렌즈들이 대종을 이루게 된 것입니다.
50mm 렌즈로 등배 촬영이 가능하고 100mm 렌즈와 200mm 렌즈도 그 이상은 되지 않는다는 현상을 잘 들 이해하지 못하는 사진인들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은 100mm 렌즈로 1;1이 되니까 200mm 렌즈를 사용하면 그 이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잘못 이해한 것입니다. 똑 같은 등배 촬영인데 100mm와 200mm 렌즈가 무슨 차이가 있느냐 하면 더 가까이 가서 등배 촬영이냐, 아니면 먼 거리에서 그것이 가능하냐 정도입니다.
곤충 같은 것들은 너무 가까이 가면 날아가버리니까 200mm로 좀 떨어져서 찍는 것이 좋겠지만 꽃 접사는 100mm가 휠씬 유용합니다. 초점거리가 긴 것으로 접사를 하게 되면 꽃 전체가 다 나오지 않고 일부만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50mm 렌즈는 더 가까이 가니까 꽃술만 찍으려면 꽃 전체가 나오거나 너무 작게 나와서 적절하지 않습니다.
50mm 렌즈는 주로 책의 그림이나 글씨를 복사할 때 사용하면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오림프스에서는 35mm, 28mm 등의 마크로 렌즈가 나옵니다. 이 렌즈들은 버섯 촬영이나 동굴 속의 미세한 동식물을 촬영하는데 진가를 발휘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35mm, 28mm 등은 그 근접거리가 아무래도 1:2 이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신형 줌렌즈들은 대부분 간이 마크로 기능이 장착되어 어떤 렌즈들은 1;2까지의 접사도 가능하지만 문제는 렌즈 구성 매수가 너무 많아 단초점의 마크로 렌즈같은 효과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접사 촬영의 효과는 충분히 맛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펜탁스에서 나온 FA 단초점 렌즈들은 그 최단 촬영거리가 대부분 초점거리의 1/2 - 1/3이어서 근접 촬영에 큰 효과를 보여줍니다.
마크로 렌즈는 그 가격이 동일한 초점거리의 일반 렌즈보다 휠씬 비쌉니다. 그래서 그 대용으로 클로즈업 필타와 접사링이 나와 있는데 이것들도 아주 저렴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을 가격이 낮으니 접사 촬영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한번 사용해볼만 하다고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