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 렌즈

2002. 7. 1. 05:43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저는 반사 렌즈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끄적거린 글에서도 이미 얘기한 바가 있지만 저는 반사 렌즈를 즐겨 쓰면서 그 매력을 느껴 반사 렌즈를 보기만 하면 사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입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반사 렌즈는 마키논 300mm f/5.6, 러시아제 빈너스 300mm f/4.5, 탐론 350mm f/5.6, 러시아제 빈너스 500mm f/5.6이 둘, 역시 러시아제 빈너스 1000mm f/10 등 입니다.
마키논 300mm는 펜탁스 마운트로 쓰고 있고, 탐론 350mm는 아답톨 씨스템이라 캐논, 펜탁스, 라이카 마운트로 바꿔가며 씁니다. 러시아제 300mm는 라이카 마운트로 되어 있고 500mm 러시아제는 펜탁스67과 라이카 마운트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000mm는 펜탁스67마운트로 개조하여 쓰고 있습니다.
반사 렌즈의 장점은 그 광학적 특성으로 인해서 소형 경량이 가장 돋보이는 특징입니다. 300mm 렌즈라면 망원에 해당하는데 300mm 반사 렌즈는 그 크기가 100mm 정도의 단 렌즈와 비슷합니다. 그리고 일반 렌즈보다 마크로 기능이 크게 향상되어 근접 촬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근접 촬영이란 것이 마크로 렌즈와는 비교가 안 되지만 같은 급의 일반 렌즈보다는 크게 앞섭니다.
사진인의 선호도에 따라 장점도 되고 단점도 되겠지만 도우넛 효과라고 해서 둥근 고리 모양의 형태가 나타나는 것도 재미있는데 저는 이것을 살리려 늘 애쓰고 있습니다.
배경만 잘 선택하면 아주 재밌는 사진을 만들 수가 있어 저는 밖에 나가면 이 반사 렌즈를 즐겨 씁니다.
단점이라면 조리개가 고정되어 있어 광량 조절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인데 막상 나가서 찍어보면 이 문제에 부딪히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제가 이 반사 렌즈를 쓰면서 왜 오리지널 상표 렌즈가 없는가 하면 그것은 가격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상표의 렌즈는 500mm f/8.0 정도가 50만원 안팎인데 잡표는 20만원 미만이면 살 수 있어 가급적 잡표 렌즈를 쓰고 있습니다.
사진의 분야가 많이 세분화되어 찍는 대상에 따라 사진을 분류하기도 하지만, 저 같은 경우는 렌즈의 특성으로 분류하라면 당연 반사 렌즈를 사용하는 사진인으로 자리매김되고 싶을 정도입니다.
국산인 폴라 렌즈는 300mm 반사 렌즈가 안 나오고 500mm 반사 렌즈만 나오는데 가격도 저렴하고 성능도 뛰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국산인 폴라를 쓰지 않고 일제나 러시아제를 쓰는 이유는 그 초점거리가 300mm 내외인 것은 국산이 없고 500mm에서는 밝기가 f/5.6인 것은 국산에서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사 렌즈를 처음 사용할 때는 그 밝기가 어둡다는 것이 가장 먼저 고심하는 부분일 겁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파인더를 들여다보고는 너무 어두워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너무 어두워서 초점을 맞출 수가 없어 그냥 가지고 있을 뿐이었는데 어느 날인가 부터 조금 익숙해지까 아주 마음에 들어 자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니까 그런 싸구려 렌즈로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꽤 있지만 사진은 어느 반사 렌즈로 찍어도 만족스럽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좋은 렌즈로 사진을 잘 찍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싸구려 렌즈로 사진을 잘 찍는 사진인이야말로 고수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고수 반열에 오르지 못하지만 값이 싼 렌즈를 많이 선호하고 있습니다.
혹 사진기점에 들렸다가 반사 렌즈가 눈에 띄면 저렴하게 구입하여 써 보십시오. 가격이 싼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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