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경매에서

2002. 7. 1. 05:53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다시는 더 이상의 장비를 구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닌 것은 나만의 고민이 아닐 것이다. 지나가다 사진기 진열한 곳만 있으면 기웃거리는 것이 이제 하나의 습관이 된지 오래지만 요즘은 인터넷 야후의 경매를 자주 열어보는 것이 하루 일과 중의 하나이다.
며칠 전에 어느 분이 135mm f/2.5 렌즈를 1원 경매에 올려 놨는데 10만원이 조금 넘는 선에서 낙찰이 됬다. 나도 거기에 5만원 전후 해서 들어가 봤는데 마감 시간을 놓쳐 확인하지 못하고 놓쳤다. 사실 그 물건은 좀 확인 절차를 걸쳐야 하는 것이었다. 나는 사진을 보고 펜탁스 마운트가 아닐까 했는데 어느 사진기에 맞는 것인지가 언급이 없었다.
가끔 이런 경매에 들어가서 한번 입찰을 해보는 것도 재미가 있는 일이다. 난 야후 경매에서 4번 낙찰을 받았는데 제니트 16mm f/2.8, pentax 35mm f/2.0, 135mm f/2.8 폴라 렌즈 등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렌즈 경매에 니콘마운트 300mm f/5.6 마퀴논 렌즈가 5만원 경매에 나온 것이 있었다.난 반사 렌즈를 무척 좋아해서 그 렌즈를 구입하고 싶었다. 다들 반사 렌즈에 대해서는 별 관심이 없지만 반사 렌즈를 써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묘미를 알지 못한다. 그리고 500mm 보다 300mm가 사용하기에 아주 유용하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아주 드물 것이다.
다만 마운트가 니콘이어서 내가 쓰려면 펜탁스로 개조를 해야하는데 그 비용이 3만원은 들어가야하므로 렌즈 가격이 너무 올라가면 그림의 떡이 될수도 있는 것이었다.
다행이 추석 다음 날, 고향에 다녀와서 늦게 일어났더니 경매 마감 4분 전이었고 최고 입찰 가격은 97500원이었다. 내가 10만원에 잊찰했더니 최고 가격으로 낙찰을 받은 것이다. 그 날 다시 고향에 내려갔다가 다음 날 올라 왔는데 판매자로부터 아무 연락이 없어서 그냥 끝난 줄 알았다. 그랬더니 수요일 날 연락이 와서 내가 입금하고 렌즈를 받았다.
그 렌즈를 판매한 분은 먼저 폴라 렌즈를 구입할 때 파신 분이었다. 메일로 주고 받으면서 내가 펜탁스로 개조한다고 했더니 그 비용 때문에 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닌가? 그것은 이미 내가 생각한 만큼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므로 전적으로 내가 책임질 문제인데 그런 배려가 무척 고마운 일이다. 물론 다시 보내어 거기서 개조해 준다고 해도 시간이 걸리고 또 그런 배려를 바랄 일도 아니어서 정중히 사양했지만...
다들 경매는 서로 믿을 수가 없다고 한다. 사실 나도 거기에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이번에 반사 렌즈를 구입하면서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사실을 배웠다.
아마 그분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경매를 하는가 보던데 앞으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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