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답게 산다는 것

2002. 7. 1. 06:50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산다는 것은 생명을 가진 모든 생명체에게 해당되는 일입니다. 생명을 가진 것은 스스로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것이 다하는 날 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이 최적의 삶을 살고 있느냐는 여러 생명과학적 조건이 충족스러우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그러나 다른 생명체와는 달리 사람은 생명과학적 조건과는 다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생명체는 쾌적한 환경과 영양공급만 제대로 갖춰지면 탄생과 성장과 번식을 하고 그것으로 족할 것입니다. 아프리카 초원의 먹이사슬도 모든 동 식물이 제대로된 환경만 유지된다면 큰 무리 없이 적절하게 유지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가뭄이나 홍수가 없는 쾌적한 자연 환경이 계속되고, 전염병 같은 것이 없어 특정한 짐승의 개체가 갑자기 줄지 않는다면 약육강식의 세계라 하더라도 별 문제 없이 유지되어 나갈 것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의 세계도 그러한가? 보는 사람의 견해에 따라 차이는 있겟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고 단정합니다. 사람은 자연 환경 못지 않게 사회 환경도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요즘 상영되고 있는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 보면, 무인도에 떨어진 사람이 거기서 다시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모습이 처절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물론 다른 곳으로 팔려간 개도 옛 주인을 찾아 수백 리 길을 되돌아 왔다는 얘기도 있어 사람만이 귀소 본능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사람은 자연 환경의 조건보다 사회 환경의 조건을 더 중시한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의.식.주가 충족된다고 해서 그 삶이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삶의 만족은 그런 기초적인 조건의 충족보다 오히려 사회적 역할과 지위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늘 보는 정치권의 이전투구는 바로 그 사회적 지위와 역할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것 외는 생각의 여지가 없습니다. 사람을 얘기할 때 흔히 말하는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도 다 거기서 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뿐만 아니라 의식을 갖고 사는 모든 사람이라면 모두 사회적이란 말이 어울릴 것입니다.
스스로 자기의 성취에 만족하고 그것이 삶의 목표인 사람이나, 남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람이나 사회적 동물이기는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그 결과나 과정이 엄연히 다르고 성취의 목표도 다르지만 그 사람들은 사회라는 울타리를 떠나 생각할 수 없습니다.
어떤 위대한 사람만이 아닙니다. 그냥 평범하게 살아가는 일반 시민도 사회적이기는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사람은 자연적 환경보다 사회적 환경이 더 중요하다고 보여집니다.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다툼도 사실 사회적 환경에서의 주도권 차지 외는 아무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별의 별 이유를 다 가져다 변명해도 사회적 환경의 주도권이 둔갑한 것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속에서 역할과 지위를 갖는다는 것은 그것이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는 얘기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답게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자기의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람을 위해 많은 업적을 남긴 사람이나,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한 사람이나 다 그 사람이 그 사회에 적응하고 역할과 지위를 얻기위해 노력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성과 지성을 갖춘 사람이라도 그 본능은 다 같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위대한 성자라 할지라도 인간적 본능은 다 같지만 그것을 제어하고 억제할 수 있었기에 추앙받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답게 사는 것이 본능을 억제하는 것인지 아니면 본능대로 하는 것인지는 쉽게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는 것에 당사자의 사람답게 사는 방법에 달려있을 뿐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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