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FM2를 찾는가?

2003. 3. 28. 14:31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세상의 모든 일이 다 그렇겠지만 사진기 시장에서 니콘의 FM2가 인기가 그렇게 높은 이유를 정말 모르겠다. 아무리 수동 사진기가 좋다고 해도 니콘의 에프엠투가 다른 수동 사진기에 비해 크게 나을 것도 없는데 유독 우리 나라에서 인기를 끄는 비결을 알 수가 없다.


아마 니콘의 브랜드 덕이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그것만으로는 그렇게 까지 높게 이어질 수가 없다는 판단이 든다. 캐논의 수동 사진기나, 미놀타, 펜탁스 등의 수동 사진기는 상대적으로 저렴한데 그렇다고 해서 그것들이 니콘 브랜드에 크게 뒤지거나, 성능면에서 떨어지느냐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되기에 더더욱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니콘에서는 에프엠투 생산을 중단하고 FM3A를 대신 내어놓았는데 이것은 엄밀한 의미의 기계식이 아닌 전자식이다. 아무튼 생산이 중단된 에프엠투가 수요자의 욕구에 따라 가격이 계속 오른다는 것은 상식으론 생각할 수 없는 기현상이다. 이런 추세로 간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에서는 F3보다 FM2가 더 비싼 가격으로 거래되지 않을까 생각된다.왜냐하면 F3는 예전에 비해 가격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니콘에서 F4가 나오기 전에는 어디 FM2가 F3에 비교나 되던 기기였던가? 소위 사진을 한다는 사람들은 다 F3를 가지고 다녔고 그 가격 차도 거의 두 배 가까이 됬는데 이제는 둘의 가격 차가 많이 좁아지고 있는 것이다.


니콘에서 나온 모델 중에 F, F2, F3, F4, F5 등 에프가 붙은 것만 전문가용이고 FM, FE, FG 등 다른 기호가 첨가된 모델이나, 그 넘버가 1,2, 3, 4, 5 등이 아닌 100, 90, 80 등은 프로 용이 아닌 일반 아마추어용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문가 용 기계를 선호하는 우리 나라에서 유독 FM2의 인기가 높은 이유를 모르겠다.


니콘이 좋다고 하니까, 남이 그것을 권하니까, 기계식은 FM2가 좋다고 하니까 너도 나도 그것을 사려하고 그러다보니 품귀 현상 까지 일어나 그 가격이 작년에 비해 거의 30%이상 올랐는데 이는 무엇인가 크게 잘못된 일이라고 본다.


단순한 기계식이 고장이 적고 다루기가 편리할 지는 모르지만 기능면에서 너무 단순하기 때문에, 요즘 처럼 많은 것이 요구되는 현실에서 굳이 기계식을 고집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거기다가 기계식을 선호한다해도 FM2는 이미 한물 간 기계임에 틀림없는데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싼 FM2를 권하거나 고집하는 것은 사진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더 비싼 라이카의 R6.2를 가진 사람도 있으니 자기가 자기 돈으로 사는데 남이 사라, 마라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진기는 수동식으로 배워야 된다고 말하는 사람을 많이 보지만 그것은 오토바이 대신에 자전거를 고집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많은 기능이 들어있는 기계를 익숙하게 다루는 것이 더 낫지 단순한 두어 기능만 숙달하는 일이 뭐가 낫겠는가?
사진기는 사진을 찍기 위한 기계일 뿐이다. 기계식이든 전자식이든 관계없이 기계가 가진 기능을 충실히 사용할 수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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