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4. 15. 20:59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며칠 전에 현 정권의 교육 정책에 대한 비판이 국회에서 나왔는데 '단군이래 최악의 학력저하'라고 비난이 일었다. 특히 야당인 한나라당 의원들이 한완상 교육인적자원부 총리에게 현 정권의 교육 정책 실패와 그 책임을 물었는데 한 장관에 답변이 걸작이었다. 교육의 효과는 10년 뒤에 나오는 것이니 지금의 일부 현상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싹이 노란데 그 노란 싹이 크면 튼튼한 작물로 바뀔거라는 얘기 아닌가? 해도 너무 한다. 소위 이해찬 일세대라는 현 고3 학생의 학력저하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고,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데도 그 책임이나 처방은 고사하고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거라는 답변으로 일관하니 말이다.
난 이해찬씨가 장관이 될때 부터 우리 교육의 앞날이 암담함을 예견했다. 그물을 잘 기워서 조심스럽게 던져야할 자리에 고기 잘 잡는다고 푸줏간에서 도끼질이나 하던 사람을 배로 데려온 주인 부터가 벌써 책임을 져야했다. 물고기 잡는 것하고, 소, 돼지 잡는 것을 같은 일로 생각한 그 주인은 무조건 힘이 센 백정이면 어디든 다 통할 수 있다고 생각했나 보지만 정신이 멀쩡한 사람이라면 어디 어부와 백정을 동일시 하겠는가?...
거기다가 책임을 물을 때가 되면 미꾸라지 기름 바른 것처럼 빠져나가고 그 주인은 그런 약삭빠른 자를 자리 옮길 때마다 챙겨주니 기고만장하여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지 않겠는가. 독선과 교만이 가져오는 무능의 책임은 누군가져야 할 것인데 10년 뒤에 좋아질거라니 소도 웃겠다.
그가 장관할 적에 나이 먹은 교사 한사람이 은퇴하면 젊은 교사 세사람을 쓸 수 있다고 큰 소리 뻥뻥치더니 지금 현장엔 교사 명퇴 뒤에 시간 강사만 넘치고 있는 실정이다. 명문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매달 수업한 시수 만큼 시간당 13000원을 받는 시간 강사들을, 하다못해 기간제교사로만 해줘도 수업에 전념할 수 있을텐데 그들은 한달에 60-80만원을 받다보니 부업을 하지 않을 수가 없고 그러다보니 학교 현장은 예전보다 훨씬 열악해질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도 10년 뒤에 나타난다고? 그때는 나라가 흔들려 중심을 잡지 못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공부 않고도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장관을 믿고 공부를 안한 학생들 즉 이해찬 1,2, 3세대들은 앞으로 선배들과 후배들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될 것이고 그들이 나라의 주역이 될때 우리나라는 국가경쟁력에서 한동안 고전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아닌가?
교육의 문제는 즉시 나타나지 않는다. 경제는 망했다해도 이를 악물고 버티면 10년 뒤에 극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교육이 망하면 10년, 20년의 짧은 시간으로 복구할 수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잘못된 것을 즉시 시정하지 않고,이런 저런 핑계로 호도하고 시간을 끌어나간다면 우리나라의 장래는 더더욱 어려워질거라는 것을 집권여당만 모른단 말인가?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했다. 지금 당장의 문제보다 앞으로 야기될 문제를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는가?
지금도 늦지 않았다. 아니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고 하였다. 더 이상 교육부의 탁상행정으로 교육을 억압하지 말고 현장 학교에 맡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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