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9. 16. 08:50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사람은 누구나 자기 편견으로 세상을 본다. 아무리 객관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세상을 보는 눈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특정 분야의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더하다. 자기 나름으로는 객관적이라고 강조하지만 어떻게 자기 주장이 객관적일 수 있겠는가?
언젠가 펜탁스 클럽 게시판에 로모사진기에 대한 얘기가 올라 논쟁이 있었다. 나는 로모사진기를 써 보지도 않았고 잘 알지도 못한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것도 없어 거기에 끼어들지 않고 싶었는데 그들의 언동이 지나쳐서 한마디 했다가 망신만 당한 기억이 씁쓸하게 남아있다. 그런데 또 다시 로모사진기에 대한 얘기가 펜탁스클럽의 질의, 답변 란에 올라 여러 사람을 불쾌한 기분에 젖게 만들어 나도 언짢았다.
로모사진기를 쓰는 사람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그들은 매우 공격적인 자세로 다른 사진기 쓰는 사람들을 무시한다. 우리가 일반적인 사진에서 결함으로 지적되는 것들을 그들은 그 사진기의 장점으로 얘기하며, 그런 지적을 마치 무식에서 오는 것처럼 서슴없이 얘기한다.
내가 모르는 것이니 그들 주장이 다 좋다고 하자. 그러나 자기네 모임에서나 떠들고 자랑하면 될 것을 왜 다른 모임에 와서 자기들 주장을 강요하느냐 하는 것이다. 지금이 두 번째인데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로모를 아십니까?' 하고 글을 올렸다가 거기에 대해 좋은 얘기가 안 나오면 글 올린 사람을 마구 비난하면서 로모사진기의 장점, 그들의 문화를 역설한다. 상대가 묻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 얘기를 왜 남의 집에 와서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어떤 때는 마치 특정 종교 집단의 행태가 생각날 만큼 그들과 유사하다.
아마 로모사진기를 쓰는 사람들은 자기들이 무슨 선교사나 된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 솔직히 펜탁스 클럽에서는 오리지널이 아닌 잡표 렌즈 얘기하는 것도 실례가 아닌가 조심스러운데 같은 기종도 아닌, 그렇다고 거기 사람들이 인정할만한 특별한 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열을 올리는 것은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씁쓸하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펜탁스 클럽에 와서는 펜탁스사진기 얘기만 하면 될것 아닌가? 이렇게 말한 글에 자기는 펜탁스 사진기도 쓰니까 펜탁스 클럽에서 말한 자격이 있다고 응수하니 그 무례함에 혀를 찰 일이다.
나도 펜탁스 클럽에 가입해 있지만 캐논, 오림프스, 라이카 등의 사진기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내 사정이니 펜탁스 클럽에 가면 펜탁스 사진기와 렌즈에 대해서만 얘기하는 것이 상식이고 예의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정말 장난감 사진기 가지고 열을 올리는 그 사람들이 이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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