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바랜 추억일수도 있겠지만

2009. 12. 6. 17:14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추억이 없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 추억이라는 것이 사람마다 다를 겁니다.

아름다운 추억만 기억하는 사람, 좋지 않은 추억만 기억하는 사람, 생생한 추억을 가진 사람,

빛 바랜 추억만 남은 사람..... 제게 고향은 언제나 아름답고 생생한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제 만나서 정말 좋았습니다. 더 많이 오기를 바라고, 보고 싶은 사람을 바라고, 또 하나의 추억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모임이라 언제나 반갑고 좋은데 운영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는 조금 미흡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도 2회에서 30명 정도는 올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스물한 명만 나와서 미안했습니다.

은복이도, 은란이도, 금복이도, 주길이도 안 보였고, 늑대도, 종설이도, 창호도, 정주도, 영규도, 상환이도,

 지현이도 안 나왔습니다. 아픈 사람도 있고, 다른 일이 있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1년에 한두 번

갖는 모임이지만 일이 겹치면 더 중요한 곳에 가는 것이 사람사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만날 수 있었던 명숙이도 안 나왔고, 궁금했던 미경이도 안 나왔습니다.

이럴 때에 한 번 만나지 못하면 다시 체육대회를 기다려야하고 체육대회 때도 못 만나면 1년이 훌쩍 지납니다.

 저는 인덕이 많아서 우리 2회 동창 말고도 아는 선후배 동문이 무척 많습니다. 오서 동문이 아닌 사람은

 이해하지 못하는데 그래서 더 동문모임에 자주 나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1회 선배님들부터

12회 후배까지 중에 같이 학교에 다닌 기수가 아니라도 한 기수에 대여섯은 알고 지내니

이보다 더 큰 복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겐 빛이 바랜 추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 추억은 늘 생생하게 진행형으로만 남아 있나 봅니다.

 어제 이 자리, 저 자리에 다니면서 술잔을 받다보니 다 끝나고 계산하고 있어서

혼자 터벅터벅 돌아왔지만 그런 복이 제게 있다는 것은

우리 오서초등학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확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