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7. 22:44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우리 오서 동문들 중에 초창기 분들은 기억을 하겠지만 우리 오서초등학교가 분교에서 학교로
독립한 것은 1968년입니다.
그 해에 장곡에 다니던 5학년이 오서로 오고 2학년 때 왔던 첫 오서분교 출신이 4학년이 되면서
오서가 오서초등학교로 독립을 하였습니다. 오서초등학교 초대 교장 선생님은 김종성 선생님이셨고,
초대 교감 선생님은 이철재 선생님, 그 다음 해에 오신 분이 강철운(?) 선생님, 그리고 그 다음 해에
오신 분이 유세환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러니까 교감 선생님은 해마다 바뀌신 것이고 그래서
우리 오서 2회는 교감 선생님을 세 분이나 모셨습니다.
유세환 교감 선생님은 오서로 부임을 하시면서 우리 동네로 이사를 오셨습니다. 그 당시에 학교 관사는
학교 뒤쪽의 12회 김현종 동문네 부근에 있었는데 교장 선생님이 거기 사셔서 교감 선생님은 성벌에서
홈다리로 넘어가는 중간의, 지금은 없어진 3회 김선영 동문의 집 뒤에 있는 외딴 집에 사셨습니다.
교감 선생님이 오시면서 그 가족이 다 왔는데 그때 이미 고등학생이 된 따님과 아들,, 중학생인
두 아들이 있었고, 5학년인 현옥이가 있었고 막내인 어린 아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중학생이던 규상이, 재상이 중에 재상이와 친하게 지냈는데 우린 고등학교에 가면서 헤어졌습니다.
그때 오서초등학교로 전학을 와서 오서에 다녔더 현옥이는 얼굴이 하얗고 갈래머리가 예쁜 소녀였는데
시골에서는 보기 드문 예쁜 소녀였습니다. 그런 예쁜 소녀가 같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것이 참 좋았는데
저야 말 한 번 제대로 건네보지 못한 상상 속의 소녀였습니다....
그 소녀를 제가 다시 본 것은 그로부터 10여 년 가까이 지나서였는데 우연히 온양온천 버스터미널에서였습니다. 저는 한 눈에 알아봤지만, 전에 말을 나눠 본 적도 없엇고, 또 나를 아는지도 몰라 그저 먼 발치에서
쳐다보고는, 그 소녀가 저렇게 다 자랐구나 생각만 했습니다.
그러고는 가끔씩 생각만 했는데 그로부터 또 15년 쯤 지난 어느 날, 우리 오서초등학교 카페에 현옥이가
들어와 어쩌다 한 번씩 댓글을 달아주어 놀랐습니다,,, 지금 아산시 둔포중학교에 체육선생님으로 있다고
하는데 교감 선생님은 돌아가셨고, 사모님은 건강하시다고 합니다.
엊그제 우리 오서 동문들이, 송년의 밤을 한 것을 보고 현옥이가 제게 쪽지를 보냈는데 생각할수록 아련한 옛 기억이 떠올라 여기 올려 봅니다. 지금은 다들 나이가 들었으니 만나서 옛날에 그리워했다는 얘기를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나믄 살 때 만났던 얼굴이 이제 오십 대가 되어서 만난다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예전에 그리워했다는 말은 다 웃자는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아련한 추억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제 삶은 행복하다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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