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2010. 12. 9. 21:58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20년 전쯤에 사진에 한참 빠져 있을 적에 우연한 기회에 중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맡고 계신

윤웅 님을 만났습니다. 그때 제가 월간사진 서울틀럽 총무를 맡고 있었는데 연세가 드신 두 분이

우리 서욽클럽에 들어오셨습니다. 한 분은 중랑구 구의원인 김현배 님이셨고 다른

한 분이 윤 이사장이셨습니다. 윤 이사장님은 고향이 충남 홍성으로 저와 같았고, 또 그 분의

고종사촌이 제 고등학교 은사셨습니다. 그런 저런 인연으로 저를 참 따뜻하게 대해주셔서

제가 늘 의지하던 분이신데 10년 전인 2000년 12월 23일에 뇌졸중으로 쓰러지셔 걍희대병원 중환자실에서 한 달을 보낸 뒤에 퇴원하셨습니다. 전혀 모습을 알 수 없는 얼굴로 변하셨고 수술후유증으로 말씀을 못 하셔셨는데 저는 1년에 한 번 정도 찾아뵙다가 그것도 시간이 가면서 2년 혹은 3년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찾아뵈었더니 얼굴은 옛 모습을 찾으신 것 같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거동이 불편하신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목 밑에 파이프를 대고 말씀하시던 것도 이젠 치우고 그냥 말씀을 하시는데 조금은 알아듣기 힘들지만 그래도 좋았습니다.

 윤 이사장님과 같이 술을 드시던 분들은 많이 돌아가셨다고 하는데 몸이 아파서 힘들었던 윤 이사장님은 살아계시니 아이러니지만 너무 좋았습니다.

 오늘 아주 흐뭇한 시간을 보내면서 막걸리  잔을 나누고 들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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