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나미 153

2012. 2. 25. 19:31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대한민국 성인이라면 모나미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모나미볼펜 · 모나미사인펜 · 모나미플러스펜 · 모나미매직 등은 상표 이름인데 어느새 보통명사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모나미 153’ 볼펜은 집이든 사무실이든 그 어느 구석에라도 반드시 하나씩은 숨어있을 정도이고 안 써 본 사람이 없을 정도인데 디자인은 50년째 그대로입니다.

 

모나미가 우리나라 최초의 문구업체는 아니고, 우리 어른들에게 낯이 익은 문화연필 · 동아연필 · 한국파이롯트(PILOT) 만년필이 더 오래된 기업이지만 현재 모나미볼펜 153이 나온 지가 50년이 되어서 지금까지 3,500,000,000자루가 판매된 것으로 우리나라 문구역사에 가장 많이 팔린 필기구가 되었습니다.

 

모나미란 브랜드 이름은 일본말이 아니고 프랑스말로 친구의 의미인데 1963년 처음 생산이 될 때에 회사 안에서 사내공모로 지었다고 합니다. 발음이 쉬운데다가 일본인들도 정확히 발음을 할 수 있고 친구란 뜻이어서 어린이들이 곁에 두고 사용하는 문구 이미지에 딱 맞아 떨어진 거라고 합니다.

 

모나미153은 대한민국 최초의 유성볼펜입니다. 1962년 경복궁에서 5 · 16기념 국제박람회가 열렸는데 거기에 왔던 일본 문구회사 사람이 볼펜을 쓰는 것을 보고서 우리나라도 볼펜 생산을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잉크가 새서 아주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와이셔츠 값을 변상해 준 것도 아주 많았는데 635월에 국산 유성잉크 볼펜이 성공해서 시장에 널리 팔리기 시작한 거였습니다.

 

모나미 153’ 이름에 담긴 것은 ‘1963년 버스요금 15, 볼펜 값도 15, 회사의 3번째 제품이란 의미를 갖고 있는데 역시 회사 직원이 지은 거라고 합니다. 당시 전 직원들을 상대로 아이디어를 모았는데 모나미 1963’(생산연도), ‘모나미 501’(51일에 생산됨), ‘모나미 77’(행운의 7) 등이 나왔지만 ‘153’이 어감도 괜찮고 발음하기도 쉽고 해서 정해진 거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값싸고 사랑받는 필기구가 오래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사실 저는 볼펜을 거의 쓰지 않습니다. 글씨를 쓸 때에 손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유성잉크가 진하게 나오거나 일정한 굵기로 써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만년필을 쓰다가 지금은 수성펜을 쓰고 있습니다.

 

볼펜보다는 수성펜이 제게는 훨씬 필기감이 좋은데 수성펜도 힘이 너무 들어가면 글씨의 굵기가 일정하게 되지 않아서 늘 힘을 빼야된다는 생각이 앞섭니다. 그리고 좋은 만년필을 하나 갖는 것은 성인남자의 큰 바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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