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5. 21:14ㆍThe 35mm Camera(마루 엮음)
올림퍼스는 1959년부터 1980년도까지 20년 이상, 19개 기종의 콤팩트 하프 프레임 펜(Pen)사진기와 4개 F시리즈 SLR 사진기를 생산했다. 펜의 역사는 19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펜의 개발 목적은 사용하기 쉽고 튼튼하며 경제적이어서 누구나 살 수 있는 사진기를 만드는 것이었다. 펜은 그 이름에서 보듯이 필기도구처럼 쉽게 가지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었다.
이러한 펜의 탄생과 발전은 사진기 안에 내장되어 있는 값싼 노출계가 필수였으나 이 문제를 셀렌 광전지로 해결함으로서 성공하게 되었다. 셀렌 광전지의 메커니즘적 필수 요소인 수광부(올록볼록한 유리)는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뛰어나, 경제성, 편리성의 장점을 발판으로 베스트셀러 사진기가 되었던 것이다. 펜의 성공으로 일본에서는 ʻ하프 사이즈ʼ라는 말 대신에 ʻ펜 사이즈ʼ라는 말이 유행되었을 정도이다. 그래서 펜을 점창파의 현천진기(玄天眞氣)에 비유하고 싶다.
펜은 크게 네 종류의 시리즈로 분류된다. 최초 모델인 펜(Original Pen)에서부터 슈퍼(Super)의 약자를 딴 S 2.8과 S 3.5, 그리고 광각(Wide)의 W를 딴 펜 W를 다른 시리즈와 구분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포컬플래인(Focal Plane, Single Lens Reflex)의 F를 딴 F 시리즈, 디럭스(Deluxe)의 D자를 딴 D 시리즈, AE 노출 기능을 내장한 EE 시리즈로 나뉜다.
60년대는 전문성이 있는 F와 D 시리즈의 개발이 두드러졌었지만 70년대는 자동 사진기로 볼 수 있는 EE 시리즈의 독무대였다. 펜이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시기가 바로 70년대~80년대 초반까지였다.
오리지널 펜의 시리즈는 연대에 의해 3개의 모델이 있다.
1959년의 펜 사진기(Pen Camera, Original Pen)는 펜 시리즈의 최초 모델로 처음에는 올림퍼스에서 제작되지 않고 하청 계약에 의해 제작되어 올림퍼스에서 검사하여 출하하였다. 35mm 필름의 절반에 사진이 찍히는 하프 사이즈(혹은 하프 프레임)의 필름 판형에 렌즈 셔터 형식으로 무게는 350g이다. D 주이코(D. Zuiko) 28mm/f3.5 렌즈를 장착했고 초점은 눈짐작으로 맞추는 목측 방식으로 최단 촬영 거리 0.6mm에서 무한대까지 초점이 맞는다. 전지가 필요 없는 노출계를 장착했으며 B, 1/8~1/200초의 셔터 스피드에 X 접점을 가지고 있고 1964년까지 생산되었다.
펜 S 2.8은 1960년에 발매된 펜(Original Pen)의 후속 기종으로 S(super)라는 이니셜을 갖고 있다. 펜과의 차이는 30mm/f2.8이라는 보다 밝은 렌즈를 장착했고, 셔터 속도를 펜의 1/200초 보다 빠른 1/250초의 고속 셔터를 채용한 것이다. 렌즈 밝기와 셔터 스피드의 증가 외에 무게가 400g으로 조금 무거워졌고 1964년까지 생산되었다. 펜은 실버크롬 버전으로만 나왔지만 펜 S는 크롬과 블랙 버전의 두 가지다. 펜 S 2.8은 정면을 봤을 때, 셔터 부분에 olympus pen S 라고 표시 되어있다.
펜 S 3.5는 1965년에 나왔다. 펜과 펜 S 2.8이 출시된 상황에서 등장한 S 3.5의 개발은 펜의 기본적인 모델의 완성이라는 의미를 가질 것이다. S 2.8로의 업그레이드는 성능의 뛰어남에도 가격이나 무게 크기에서 펜이 추구한 기본 방향과 거리가 있어, 펜(Original Pen)의 28mm/f3.5 렌즈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셔터 부분에서만 S 2.8에서 적용한 1/250초를 장착한 S 3.5를 출시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뒤에 나온 베스트셀러인 EE-3의 사양이기도 하다.
정면 좌측에 olympus pen S라고 쓰여 진 것은 S 2.8과 같지만, 개방 조리개 값이 3.5인 렌즈가 장착되어 있다는 차이가 있고 1967년까지 생산되었다.
펜 W는 조금 특이한 사양의 펜으로 E. 주이코 25mm/f2.8 광각 렌즈를 장착한 것이다. 그래서 와이드(Wide)의 이니셜을 따서 펜 W로 명명했다. 1964년부터 1965년까지 블랙버전만 생산되었다. 불과 1년만 생산되어서 양이 많지 않은데다가 하프 사이즈의 광각은 흔치 않기 때문에 수집 가치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펜 D 시리즈는 정확히 펜 S 2.8의 뒤를 쫓는 형태로 1962년 1월에 제조 개시되었다.
펜 D(Deluxe)는 펜/펜 S 시리즈보다 발전되고 고급형으로 대구경 렌즈와 고속 셔터, 그리고 노출계가 내장된 것이다. 대구경 렌즈를 장착하면서도 단지 5mm만 두꺼워진 것을 보면 콤팩트한 설계에 신경을 썼다고 할 것이다. Deluxe라는 이름에 맞게 성능과 기능도 진보되었다. 1969년까지 생산되었으며 F. 주이코 32mm/f1.9 렌즈를 장착했고 B, 1/8에서 1/500초의 셔터 스피드를 가졌다. 셀레늄 광전지로 측정한 적정 노출 수치가 사진기 상단 정보 창에 나타나면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를 수동으로 조절해서 찍는 방식이다.
펜 D2와 D와의 차이점은 노출계의 전원이 셀레늄 전지에서 CDS 방식으로 바뀐 것이다. 이것은 노출 측정 범위를 넓히고, 노출 측정의 정확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조치였다.
펜 D3는 펜 D2와 마찬가지로 CDS전지를 장착했지만 F. 주이코 32mm/f1.7 렌즈를 장착했다는 점에서 더 인기를 끌었다. 사실 f/1.9나 f/1.7이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닌데도 사람들이 느끼는 반응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 1965년부터 1969년까지 생산되었다.
펜 EE 시리즈도 기본적으로는 초대 펜이나 펜 D시리즈와 같은 3단계의 진보를 거쳤다. 그것은 EE-EE2-EE3라고 하는 기본 기종의 역사이다. 이 기본 기종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파생 기종이 탄생했던 것이 EE 시리즈의 특징이다.
EE 시리즈는 누구라도 간편하게 사진 촬영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올림퍼스광학의 발상이 현실화된 기종이다. 셔터를 누르기만 하면 좋은 사진이 찍히는 펜의 EE화가, 완성된 EE 시리즈로 나온 것이다. EE 시리즈에는 소형 경량인 셔터가 개발되어 적용되었다. 1/60초의 고정 속도에 고정 초점으로 설계되었고 셀레늄 전지에서 노출 값을 인식해 바로 조리개를 컨트롤 하는 EE 시스템이 드디어 선보이게 된 것이다.
EE 시리즈의 시작은 1961년이다. 사양은 D. 주이코 28mm/f3.5 렌즈에 1/60초의 고정 셔터 스피드와 4m의 고정 초점으로 초점 조절이 필요 없다. ISO 10~200의 필름 감도에 셀레늄 광전지의 EE(Electric Eye) 방식으로 노출을 측정한다. 셔터만 누르면 찍히고 전원이 따로 필요 없으며 가격도 10,000엔에 불과해서 당시 펜의 대중화에 견인차 역할을 한 기종이다. 상단에는 플래시 슈가 없고 깨끗하게 ʻPEN-EEʼ라는 글씨만 새겨져 있고 뒤 덮개는 분리식이다.
펜 EE2는 ISO 400의 감도의 활용이 가능해 졌고 프레임 카운터가 자동화로 바뀌었으며, 다시금 플래시 슈를 장착했고 뒤 덮개는 개폐식으로 전환되었다. 셔터 스피드가 1/60초 외에 1/250초가 추가되었다가 73년 4월 이후 셔터 속도는 1/40, 1/200초로 변경되고 1968년부터 1977년까지 생산된다. 가격은 11,000엔으로 발매되었고, EE3와 거의 같은 모습이다.
펜 EE3는 플래시의 대중화로 PS-200 이라는 전용 플래시를 사용했을 경우 목측으로 촬영 거리를 입력하여 세팅하는 방식으로 EE2를 개량한 기종이다. 14년간이라는 생산 기간을 보더라도 펜의 대표 주자라고 할 것이다.
1966년 2월에 EES, 동년 5월에 EE가 EL화 되어 등장했다. EL은 Easy Loading의 약어로 필름 장착을 쉽게 해서 초보자들의 가장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필름 장전을 보다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만든 기종이다. 두 가지 다 1968년까지 제조되었으며 EES EL이 765,709대, EE EL이 943,986대 제조되었다.
EES2/EE2 시리즈는 EES/EE의 사용 방식을 큰 폭으로 개량한 기종으로, EE EL/EES EL의 등장으로부터 약 2년 후에 나왔다. 주된 개량 점은, 뒤 덮개, 필름 카운터, 핫 슈, 필름 감도 범위 등이다.
EES2는 1968년 3월부터 1985년 12월 사이에 1,838,375대가 제조되었고, EE2는 1968년 5월부터 1977년 3월까지 1,029,875대가 제조되었다.
EE3는 EE2를 한층 더 개량시킨 기종이다. 당시는 플래시 촬영이 대중화되던 시기여서 전용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EE3는 나중에 발매되는 EF보다 장수 모델이 되어 EF가 퇴진한 뒤도 끝까지 남아 긴 펜의 역사를 계속 지킨 마지막 펜이 되었다.
EE3를 한층 더 진화시킨 EF는 1981년 2월에 플라스틱으로 몸통을 만든 것이다. EF는 EE3의 진화 형으로 마침내 자동 플래시를 탑재해 일상의 모든 장면에 대응할 수 있는 모습이 된 기종이며 총 제조 대수는 482,050대이다.
펜 EM은 1965년에 발매된 것으로 지금의 자동 사진기처럼 모든 기능을 전자식으로 작동시키려는 시도를 보여준 기종이다. 전자식 셔터의 개발에 성공함으로서 전자 셔터에 의한 단계 없는 정확한 노출과 모터에 의한 자동 필름 감기, 장시간 노출 가능이라는 3가지 꿈을 실현했다.
펜 EED는 대구경 렌즈의 장착으로 고급화를 추구했던 D 시리즈의 펜 D3에 사용된 f1.7 렌즈를 장착해서 EE와 D가 접목된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렌즈의 대구경화 이외에도 셀프타이머를 장착했고 1967년부터 1972년까지 생산되었다.
펜 F는 올림퍼스에서 1963년에 내어놓은 최초의 35mm SLR 사진기로 하프 사이즈였다. 펜 F의 펜타프리즘은 루프 타입(Roof Type)이 아닌 포로 프리즘(Porro-Prism) 타입의 사진기이다. 초광각 렌즈에서 망원 렌즈까지 다양한 교환 렌즈가 제공된다. 니콘 F와 함께 월남전 당시 유명해진 사진기이다.
펜 FT는 ʻFʼ로부터 3년 뒤 발매된 기종으로 F를 큰 폭으로 개량한 모델이다. 가장 큰 특징은 외장 CDS노출계의 단점을 보완한 개방 측광 TTL 노출계를 내장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셀프타이머와 반사경의 대형화, 핀트글라스에 마이크로 프리즘의 추가 등 기능면에서 상당히 충실해졌다.
펜이 사양길로 접어든 것은 롤라이 35의 등장 때문이다. 같은 소형이면서 풀 프레임 35mm 판의 롤라이 35가 발매되자 펜은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당시에 우리나라에서는 인기가 있었지만 이미 경제력이 높아져서 펜 프레임 사이즈가 크게 환영받을 만한 매력을 잃은 것도 펜의 인기를 시들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사진과 사진기의 대중화라는 점에 기여한 펜의 기여도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독일 사진기를 아웃시키는 현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담당했던 것은 올림퍼스의 펜과 야시카의 일렉트로 3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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