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5. 21:20ㆍThe 35mm Camera(마루 엮음)
다이낙스(Dynax) 9은 1999년에 나온 미놀타의 장인 정신이 집약된 최고 품질의 기능을 탑재시킨 전문가용 사진기다. 이 사진기는 1928년 가즈오 다시마가 설립한 일독 사진기 회사의 70주년 기념 모델로 생산되어, 1999년 일본 사진기 협회의 ʻ카메라 그랑프리ʼ상을 수상했다. 일본 및 오세아니아 지역에서는 다이낙스 9으로 미주 지역에서는 맥섬(Maxxum) 또는 α-9으로 출시했다.
이 사진기는 1992년에 발매되었던 맥섬 9를 기본 설계로 했는데 기능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미놀타 70주년 기념의 최고 기종답게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서 설계되고 제작된 명기이다.
사진의 시대가 디지털 사진에 밀려 이제 더 이상의 필름 사진기는 기대하기 어렵다. 니콘과 라이카에서 계속 필름 사진기를 내어놓고는 있지만 디자인과 기능면에서 다이낙스 9을 능가할 사진기는 앞으로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다이낙스 9을 아미파의 무상금광신공(無想金光神功)에 비유하고 싶다.
이 사진기의 형식은 플래시 내장형 전자 제어 35mm SLR AE로, 렌즈 마운트는 Minolta A-type 베이어닛 마운트이며 사용 렌즈는 미놀타 AF 렌즈이다. 측광 방식은 TTL 위상차 검출 방식(14분할 벌집 모양 형태)으로 수광소자는 SPC(Silicon Photo Cell)이다.
다이낙스 9은 최고급 AF SLR 사진기답게 강력한 성능과 다양한 기능, 우수한 내구성과 전문가의 요구에 부응하는 적절한 시스템을 이루고 있다. 다이낙스 9의 가장 뚜렷한 특징 중의 하나는 세계 최고 속도의 셔터 스피드이다. 1/12,000초라는 가공할 만한 속도로 셔터를 끊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것은 정밀한 셔터유닛 설계와 제어 기술, 그리고 카본을 재료로 한 특수한 재질 덕분에 가능한 초고속 셔터 스피드이다.
이 초고속 스피드로 거의 대부분의 유동성 사물을 흔들림 없이 포착하게 되었으며, 두드러진 장점은 밝은 대낮에도 고감도의 필름을 소화할 수 있고, 보다 낮은 조리개 수치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10개 중 8개의 셔터 커튼에 카본 파이버로 강화된 에폭시 수지를 사용하여 셔터 막이 30% 정도 가벼워졌음에도 오히려 충격에는 기존의 것들보다 더 강하다. 이 셔터는 10만 싸이클의 테스트를 거쳤으며, 플래시 동조 속도도 1/300초로 빨라졌다. 조리개와 셔터 스피드는 각각 EV 1/2와 1/3스텝씩 변동된다.
미놀타 다이낙스 9의 강력한 모터(Coreless Motor)는 필름 드라이브 성능을 향상시키고 밀러 드라이브 시간을 감소시켜 최대 5.5/초 (AF시 4.5/초)의 빠른 연속 촬영을 실현하였다. 이러한 스피드는 별도의 부스터를 달지 않아도 가능하기 때문에 더욱 매력적이며 피사체의 미세한 변화와 움직임도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다이낙스 9은 움직이는 물체를 포착하는, 동체 예측 촬영에 특히 강하다. 다이낙스 9의 OmniDimensional 예측 AF 기능은 사물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든지 혹은 이동 속도가 변할지라도 정확한 초점 추적 기능을 발휘한다.
다이낙스 9의 시야 배율은 약 100%로 촬영할 때 파인더에 보이는 상을 100% 재현 가능하다. 확대 배율은 0.73배이며, 신형 스페리컬 애큐트 매트스크린(Spherical Acute Matte Screen)을 사용해서 망원 렌즈를 사용할 때도 깨끗한 이미지를 선명하게 나타내준다.
다이낙스 9의 위, 앞, 뒷면 커버와 플래시 외장은 부식을 방지하는 견고한 금속 혼합물(SUS304)을 사용하였고, 밑면과 양 옆면은 아연 다이캐스트(압력 주조)로 만들어 졌다. 바닥은 충격 흡수와 손상 방지를 위해 고무패드로 보호되어 있고, 좌측 그립은 더욱 안전하게 설계 되었다. 그렇다고 외관의 디자인을 무시한 것은 아니다. 다이낙스 9의 표면은 우아한 검정 스테인레스tm틸로 마무리 했고 마지막으로 모든 플라스틱 부분은 흠 방지와 UV방지 플리마로 코팅하였다.
디테일한 내부 디자인과 설계, 반사 방지를 감소시킨 밀러 박스는 특수 밀러를 사용해서 플레어를 최대한 줄여 보다 선명한 화상을 제공한다. 먼지를 차단하기 위한 구조의 세로 그립 접합부, 그리고 4층의 신뢰성 구조 회로 판 등은 수준 높은 아마추어 사진가나 전문 사진가들이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다 .
인체 공학적으로 디자인된 세로 그립은 미끄럼방지용 고무로 처리하여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며, 대구경 렌즈의 바렐이 삼각대 헤드에 닿지 않도록 간격을 넓게 했다. 다이낙스 9의 밑바닥에 있는 세로 그립 접속 부위는 먼지의 침입을 방지하는 커버로 만들어졌다. 세로 그립을 장착하면 커버는 사진기 안쪽으로 장착 된다.
다이낙스 9의 개선된 전자 회로는 더욱 정밀하고 작은 4개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또한 다양한 전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해서 사진기 몸체와 세로 그립(VC-9)에는 기본적으로 CR123A 전지 외에도 2CR5 리튬, AA 알칼리 망간, AA 니켈 카드뮴 등 3종류의 전지를 사용할 수 있다.
다이낙스 9은 ESF(Eye-Start Focusing) 자동 제어 시스템으로 되어 있어, 눈에 대면 그립에 달린 전극 감지기와 아이피스에 있는 아이센서가 즉시 자동 초점 및 자동 노출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이 시스템은 상당히 혁신적인 AF 개념으로 평가되고 있다. 손으로 사진기를 잡으면 이미 준비 상태에 들어가고 아이피스에 눈을 대면 그 즉시 초점에 맞춰진다. 기존의 AF SLR 사진기들이 사물을 눈으로 확인하고 셔터를 반쯤 누르면서 초점을 잡는 것에 비해 훨씬 빠르게 사진기는 촬영자가 원하는 것을 찍을 수 있도록 해준다.
촬영할 때마다 가장 이상적인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피사체와 배경의 미묘한 빛에 대해서도 반응하는 정확한 측광이 필요하다. 다이낙스 9의 측광은 3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14분할 벌집방식 패턴 측광, 중앙 중점 평균 측광, 스폿 측광이 그것이다.
다이낙스 9은 네 가지의 P(프로그램 자동 모드), A(조리개 우선 모드), S(셔터 타임 우선 모드), M(수동 모드, Bulb 선택 가능) 등의 기본 모드 외에, P 모드에서 사용자 기능 설정으로 PA 또는 PS로의 전환이 간단하게 이루어져 모두 여섯 가지의 노출 제어 모드를 갖고 있다.
데이터 기억 장치가 있어, 36매 7롤 분량의 조리개 수치와 렌즈 길이, 노출 보정, 브라케팅, 셔터 스피드, 노출 모드, 플래시 보정 등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또한 가이드 넘버: 39(ISO 100)에 24mm 렌즈까지 화각 지원을 할 수 있는 플래시가 내장되어 있으며 재충전 시간은 약 2.5초가 소요된다.
사용자 메모리 기능(Custom Memory Function)은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기능을 10 항목까지 미리 입력하여 필요할 때 버튼 하나로 불러 낼 수 있는 사용자 위주의 편리한 기능이다. 또한 18종의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인텔리전트 카드시스템도 내장되어 있다.
1985년에 미놀타가 처음으로 35mm AF-SLR 사진기를 내어 놓은 뒤에 일본의 모든 업체들은 전부 AF-SLR의 개발과 진보에 매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 사진기 메이커의 메이저라고 할 수 있는 니콘과 캐논도 AF-SLR에 사운을 걸었다고 할 만큼 심혈을 기울였고, 그 결과 AF-SLR 사진기 시장에서도 선두로 나설 수 있었다. 니콘은 기존 렌즈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매력이 되었고, 캐논은 새로운 시스템으로 사운(社運)을 내 건 것이 통해서였는지 다른 업체들보다 앞서 나갔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AF-SLR 사진기의 아버지는 미놀타임에 틀림없다. 그 미놀타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다이낙스 9이다. 다이낙스 9은 그 기능이나 시스템에서 단연 최고인데도 니콘이나 캐논의 브랜드에 밀려 그 성능만큼 시장에서 인정받지 못한 셈이다. 그것은 바로 시스템 사진기가 가지는 단점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사진기 시장에서 시스템 사진기의 성공이야말로 업체의 명예와 부를 약속하는 것이지만 이것이 한 번 뒤에 쳐지면 끝내 따라잡을 수 없는 난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으로 필름 사진기는 다이낙스 9 이상의 진보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미 개발 가능한 최첨단 기능은 다 갖추었기 때문이다. 이제 사진은 필름에서 디지털로 넘어갔고, 필름 사진기는 점점 위축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기능을 가진 필름 사진기를 계속 생산한다는 것은 회사를 말아먹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사진을 시작하고 몇 년이 지난 뒤에 어느 잡지에서 보니까 일본의 사진기 산업이 발전하려면, 미놀타 렌즈에 니콘 사진기를 결합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있었다. 그게 일본의 전문가들 얘기라고 하니까 미놀타 렌즈가 그만큼 우수하다는 것은 일본에서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다이낙스 9 역시 일본 제품이라 더 두둔할 것도 없지만 성능 면에서도 본다면 니콘의 F5나 캐논의 EOS 1V에 비해 앞서는데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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