ʻʻThe Contarexʼʼ, 가장 아름다운 사진기 혹은

2012. 4. 9. 20:44The 35mm Camera(마루 엮음)

 

 

 

 

 

 

대부분의 사진인들, 심지어 전문가라고 말할 수 있는 사진인조차 그 이름을 혼동하는 사진기가 있으니 그게 바로 차이스 이콘의 ʻ콘타플렉스(Contaflex)ʼʻ콘타렉스(Contarex)ʼ이다. 그러나 이름은 그렇지만 콘타렉스는 콘타플렉스와는 비교할 수가 없는 최고의 사진기이다.

 

콘타렉스는 차이스 이콘 최고, 최후의 35mm SLR 사진기로 차이스 이콘이 그야말로 사운을 걸고 만들었던 명작이다. 비록 시장에서의 성공은 거두지 못했지만 차이스 이콘의 정수(精髓)가 고스란히 이 사진기에 배어 있어, 곤륜파의 최고 무공인 운룡대팔식에 콘타렉스를 비유해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콘타렉스(Contarex) 사진기의 첫 번째의 모델인 The Contarex1950~1960년대 당시, 세계 최대의 사진기업체인 독일의 차이스 이콘이 총력을 들어 개발했다고 말해지고 있는 고급 SLR 사진기이다.

 

표준 렌즈를 포함하여 44온스로 크고 무거우나 아름답고 정교한 사진기였다. 연동 노출계를 가진 세계 최초의 사진기로 1960년대 후반에 차이스가 사진기 시장에서 최고의 자리를 고수하기 위하여 시도한 풀­레인지(Full­Range)의 사진기였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노출계가 셔터, 필름 감도, 조리개와 연동한 SLR 사진기로 알려져 있으며 1958~1966년에 걸쳐 약 32,000대가 만들어졌다. 발매 당시는 콘타렉스(The Contarex)가 공식 명칭이었지만 뒤에 후계 모델과 구별하기 위해 I , 혹은 불스아이(Bulls Eye)의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이 이름의 유래는 렌즈 위의 둥근 셀레늄 노출계에 기인한 것으로 그것은 중앙에 있는 매력적인 큰 눈처럼 보인다. 비록 노출계의 수광부에 지나지 않지만 보는 사람에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온 왼눈박이 괴물인 ʻ싸이클롭스ʼ라고도 불렀다. 뒤의 모델들이 이것보다 기능이 좋아도 이 기종이 제일 낫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콘타렉스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진기, 혹은 가장 못생긴 사진기로도 이름이 높다.

 

이 사진기는 그 디자인이 우선이고 기능은 그 다음이다. 게다가 도금의 아름다움 독일 직공의 손으로 마무리한 정밀감 등과 함께 실제 사진을 찍는 것보다 감상의 대상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사진기는 필름감기 레버, 릴리스 버튼, 필름 감도 다이얼, 셔터 속도 다이얼, 필름카운터가 모두 같은 축에 되어 있어 새로운 사진기 디자인에 공헌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축으로 했기 때문에 릴리스 버튼의 위치가 가까이 있어 손가락 끝으로 누르려면 조금 힘들고 치우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필름 감도 설정 범위는 ISO 5~1,300이며 셀렌 타입의 외광식 연동 노출계가 부착되어 있고 전지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현재에 발견되는 이 사진기의 노출계는 대부분 고장이 나서 노출 측정이 불가능한 것이 많다.

 

이 사진기는 32,000대가 생산되었기 때문에 오늘날 콘타렉스 중에서 가장 찾기 쉬운 모델이다. 불스아이는 1959~1966년까지 생산되었다. 1964년 이후, 몇 가지 변화된 특징을 보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포커스스크린의 교환과 데이터 스트립, 데이터를 필름에 기록하는 거였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노출계와 조리개가 연동한 35mm SLR 사진기라고 하지만, 콘타렉스의 ʻ렉스ʼ가 되는 근거는 단지 숫자상의 명세서로는 나타낼 수 없는 존재감, 정밀감이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이 사진기를 손에 잡아보면 그 이유를 잘 알거라고 생각한다. 거기다가 차이스가 이 사진기를 위해서만 만든 교환 렌즈들과 필터, 후드, 벨로우즈 등 풍부한 액세서리들에 의해 광범위한 촬영 조건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성도 매력이다.

 

사용상의 주의할 점으로는 우선 셔터 스피드의 설정을 들 수 있다. 이 사진기의 노출계는 감도 범위가 좁기 때문에 필름 감도에 따라서는 선택할 수 없는 셔터 속도가 나온다. 노출계의 감도 범위가 좁은 것이 그 이유이지만, 필름 감도의 설정에 따라서는 셔터 스피드 다이얼 이 전 스피드의 일부 밖에 선택할 수 없는 문제점이 있다.

 

필름 감도 링이 셔터 스피드 다이얼과 같은 축에 있지만, 예를 들어 필름 감도를 ISO 100에 세트하면, 선택할 수 있는 셔터 스피드는 1/15~1/1,000초의 범위에 한정되고 슬로우 스피드까지 다이얼을 돌릴 수가 없게 된다. 그러나 그것은 고장이 아니다. 필름 감도를 ISO 12로 하면, 슬로우 스피드는 1초까지(B 셔터는 사용할 수 없다)만 되고 ISO 400에 세트하면 1/30초가 제일 느린 속도가 된다.

 

한층 더 느린 속도가 필요할 때는 필름 감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필름 감도를 ISO 5 이하에 세트해 두어야 셔터 스피드 다이얼을 전 속도 범위에서 이용할 수 있다. 이것은 노출계의 측광 범위 밖에서의 촬영을 방지하기 위한 친절(?)한 설계라고 하지만 불필요한 기능이다. 그밖에 노출계의 사용 중 특이한 점은, 구멍이 많이 열린 판을 떼어내면 외관의 감도가 16배가 되어 매우 어두운 곳에서의 촬영도 가능할 수 있다는 설정이다.

 

재미있는 액세서리로 교환할 수 있는 뒤 덮개(필름 백)가 있다. 일반 사진기는 필름을 한 번 장전하면 도중에 바꿔 넣을 수가 없지만, 콘타렉스는 이 액세서리를 사용하여 자유롭게 필름을 교환할 수 있다. 다만 그렇게 하려면 필름의 수만큼 뒤 덮개가 필요하게 된다. 현대 사진기는 뒤의 덮개가 경첩식이지만, 이 사진기는 아래로 밀어내는 분리형이라 삼각대를 사용할 때는 상당히 불편하다. 그래서 본체를 삼각대에 단 채로 필름 교환을 하기 위한 액세서리가 따로 있다.

 

1964년 이후, 포커스스크린을 교환할 수 있는 후기 형도 등장했다. 이 후기 형을 ʻ콘타렉스 스페셜ʼ이라고 한다. 이어서 ʻ콘타렉스 프로페셔널ʼ, ʻ콘타렉스 슈퍼ʼ, ʻ콘탁렉스 SEʼ로 이어진다.

 

디자인 변경은 불스아이와 스페셜 모두 1964년경에 시작했는데 불스아이와 스페셜은 날짜를 기록할 수 있다. 슈퍼를 위한 불스아이, 그리고 프로페셔널을 위한 스페셜의 교체는 1966년에 포토키나에서 소개되었지만 새로운 타입의 CdS노출계 디자인 때문에 판매 시기는 늦어졌다. 이 노출계는 렌즈를 통해서 측정되는 것으로 작은 사이즈의 셀과 높은 감도를 가지고 있었다. 새로운 노출계는 내장을 필요로 해서 사진기의 중요한 부분의 변경을 필요로 했고, 배터리 부분과, 전압보다 저항을 측정하는 배선의 노출계가 포함되었다. 슈퍼가 원형(原型)으로 인정되는 동안에 프로페셔널이 소개되었다.

 

디자인은 계속해서 개선되었다. 노출계를 작동시키는 스위치는 되감기 놉의 옆에서 사진기 전면으로 옮겨지고, 조리개 휠이 되감기 놉 옆으로 옮겨졌다. 초기의 이 사진기들은 ʻ정면 스위치 슈퍼ʼ로 알려졌다. 전진 레버를 조금만 당겨도 작동이 되도록 하는 새로운 디자인은 전진 레버의 아래에 노출계 스위치를 가지고 있다. 후기의 사진기들은 ʻ상면 스위치 슈퍼ʼ로 알려져 있는데 대부분이 크롬 기종이지만 슈퍼는 블랙 기종도 있다 생산된 수량은 9,600대다.

 

이 사진기의 초기 기종들은 셔터 스피드를 바꾸기 위하여 스피드 다이얼을 들어 올려야 했는데, 그 다음 기종부터는 스피드 다이얼을 들어 올리지 않고도 바꿀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사진기가 계속 출시되면서 조용하게 디자인이 조금씩 변경되었다. 1967년에 발매된 콘타렉스 4()째가 콘타렉스 슈퍼이다. 특징은 뭐니 뭐니 해도 TTLCdS 노출계를 내장하고 있는 점이다. 처음에 나온 불스아이는 노출계가 셔터 다이얼이나 조리개 링과 연동하고 있다고는 해도, 외장 형식 노출계여서 경년 열화에 의한 정밀도의 저하가 있어 내장 노출계에는 비교하기 어렵다. 그래서 TTLCdS 노출계를 내장하고 있는 슈퍼를 만들게 되었다.

 

슈퍼에는 전기형과 후기형이 있다. 펜타프리즘의 Contarex 명판을 향해 오른쪽으로 노출계의 스위치가 있는 것이 전기형이고, 후기형은 노출계의 스위치가 필름 감기 레버의 옆으로 옮겨, 레버를 예비각까지 일으키면 스위치가 들어가는 것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이 후기형을 콘타렉스 SE(Super Electronic)라고 하는데 펜타프리즘 위의 슈가 핫슈로 되어 있는 것 외의 기능은 전기형과 거의 차이가 없다.

 

이 사진기는 파인더 스크린을 교환할 수 있다. 콘타렉스 초기의 스크린은 마이크로 프리즘+스프릿의 프레넬스크린으로, 한가운데에서만 핀트를 맞출 수 있어 불편했는데 이 문제를 개선하였다. 전자식 셔터로 셔터 스피드는 8초에서부터 1/1,000초까지 명확하게 되어 있다. 일렉트로닉은 다른 특징으로는 전기로 작동하는 모터드라이브를 장착한 것이다. 모터드라이브는 2FPS(1초당 2)의 속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차이스가 제조를 그만두기 직전에 생산된 것들은 이를 사용했다.

 

콘타렉스는 쓰기가 좋은 사진기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사진기의 진수(眞髓)는 그 디자인의 아름다움에 있다. 그리고 이 사진기의 최대 장점은 풍부한 교환 렌즈에 있다. 당시 세계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차이스 이콘의 렌즈가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15/f3.5 Distagon, 18mm/f2.8 Distagon, 25/f2.8 Distagon,

35/f2.0 Distagon, 35/f4.0 Distagon, 35/f4.0 PA-Curtagon,

50/f2.8 Tessar, 50/f4.0 S-Planar, 55/f1.4 Planar,

85/f1.4 Planar, 85/f2.0 Sonnar, 115/f3.5 Tessar,

135/f2.8 Sonnar, 135/f4.0 Sonnar, 180/f2.8 Sonnar,

250/f4.0 Sonnar(First Version),

250/f4.0 Sonnar(Second Version),

400/f5.6 Tele-Tessar, 500/f4.5 Mirotar,

 

이 렌즈들은 그 성능은 말할 것도 없고, 디자인도 상당히 뛰어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수집의 대상이 되었다. 그렇지만 사진기의 등장이 다른 업체에 비해 이미 늦은 감이 있어, 판매량이 미미하였고 렌즈도 성능에 비해 많이 판매되지는 못했다. 그래도 현재 시중에서 구입하려면 콘타렉스 에 플라나 50mm/f4.0 렌즈를 장착해서 100만 원이 넘어간다.

 

시스템 사진기의 성패는 발매 시기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되었던 것이다. 이미 사진기와 렌즈를 다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 좋은 것이 나왔다고 해도 그것을 통째로 바꾸기는 어렵다. 독일 사진기들이 레인지파인더의 형식에 안주하고 있는 동안, 일본의 SLR 사진기가 이미 사진기 시장을 장악했고, 그 상황에서 가격 경쟁에서조차 밀리는 독일 사진기들이 일제가 차지한 시장을 뒤집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