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9. 20:52ㆍThe 35mm Camera(마루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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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앞에 사진기 없고 M3뒤에 사진기 없다
1925년 라이카Ⅰ의 성공적인 등장은 라이츠에 많은 기종의 사진기를 만들게 하였다. 라이카 Ⅰ이후, 라이카 Ⅱ, 라이카 Ⅲ로 이어지던 라이카의 디자인은 1954년의 라이카 M3의 등장으로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라이카 M 시리즈는 라이카 시스템의 가장 최근의 개발품이며 그 당시 사진기의 전통적인 내적, 외적 디자인을 근본적으로 탈피한 최초의 사진기이다.
1954년 4월, 독일 쾰른에서 열린 포토키나에서 라이츠는 지금까지의 바르낙 형 라이카에서 획기적인 기종 변경을 도모한 M3 사진기를 새롭게 발표했다.
라이카 M3에서 채택된 여러 가지 기능은 결코 M3가 처음은 아니었다. 크게 보자면, 추세의 일환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M3라는 매우 중요한 신제품에, 게다가 매우 높은 완성도로 채택됨에 따라 결정적인 것이 되었던 것이다. 그것들은 다음과 같다.
1. 1축 불회전 같은 간격 눈금 셔터 다이얼
2. 노출계와의 연동
3. 필름 레버감기
4. 브라이트 프레임 파인더
5. 자동 복원 카운터
6. 포컬플레인 셔터의 셀프타이머 내장 등이다.
각각의 예를 살펴보면, ʻ1축 불회전 같은 간격 눈금 셔터 다이얼ʼ이라는 것은 당시 포컬플레인 셔터 사진기의 기술자와 사용자에게 있어서 매우 반가운 기능이다. M3 이전의 소위 바르낙 형 라이카의 셔터 속도 다이얼은 셔터 작동 시에 회전하는 고속 스피드 다이얼과, 사진기 전면의 렌즈를 향해 좌상부에 있는 저속 스피드 다이얼 두 개로 나뉘어 있다.
더욱이 고속 셔터 다이얼의 속도 조절은 다이얼을 하나하나 들어올리고, 또한 셔터를 감은 뒤에나 조작할 수 있었다. 셔터를 누른 후에는 다이얼이 회전하고, 각도가 빗나간 위치에 멈춰 버리기 때문이다. 눈금은 고속으로 감에 따라 간격이 좁아진다. 게다가 촬영을 할 때는 회전하므로 이 고속 셔터다이얼은 사용자에게 있어서는 취급이 무척 불편한 것이었다.
라이카 M3의 셔터는 클릭 스톱식의 1축 불회전 같은 간격 눈금 셔터 다이얼 방식으로 개량되었다. 이것은 사용에 있어서도 당연히 바람직한 개량이었지만, 노출계 연동(부착 방식)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것이었다.
M3에서는, 캠과 레버의 메커니즘을 도입함에 따라 스피드 다이얼과 셔터의 작동을 분리하여 불회전 같은 간격 눈금으로 하고, 또한 셔터 스피드의 저속 조절도 같은 하나의 다이얼 상에 일체화해서 1축 불회전 같은 간격 눈금 셔터 다이얼을 실현했다.
라이카 M3가 1축 불회전 같은 간격 눈금 셔터 다이얼을 채택한 목적 중 하나는 부착방식 노출계 연동의 문제였다. 이 시기는 노출계와 사진기의 결합이 점차적으로 진행되어가는 시기여서, 라이카와 같은 고성능 35mm 포컬플레인 셔터 사진기도 당연히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당시 라이카 최고의 라이벌인 콘탁스는 초기부터(2차 세계대전 전인 1936년부터) 사진기에 노출계의 빌트 인(Built-In, 내장 방식)을 실현하고 있었다.
2차 대전 뒤에는 독일 사진기가 선도자가 되어 35mm 렌즈 셔터 사진기에 노출계 내장이 진행되고 있었다. 게다가 뛰어난 소형노출계의 개발도 가능해져 라이츠는 M3로 1축 불회전 같은 간격 눈금 셔터 다이얼을 실현함과 동시에 뉴른베르크의 메트라왓트사와 제휴하여, 이것과 연동하는 부착방식 노출계 ʻ라이카 미터ʼ를 제품화해 M3의 중요한 미래의 하나로 삼았다.
일본의 메이커도 우선 라이카의 방식을 따르게 된다. 셔터 다이얼의 1축 불회전 같은 간격의 추세에 맞춰 SLR 사진기를 포함해 35mm 포컬플레인 셔터 방식에서는 앞서 열거한 모든 기종이 이 부착방식 노출계 연동을 실행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음 순서가 빌트 인으로 진행하게 된다.
라이카 M3가 레버방식 필름감기를 채택한 것은 그 후의 일본의 사진기 개발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필름을 감는 방식이 놉으로 된 것은 속도가 느리고 그만큼 힘이 많이 드는데 레버를 사용하여 감으니 훨씬 편리해졌다.
이것은 M3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사진기가 근대화했다는 실감이 들을 정도였고, 이것이 많은 사진기에 영향을 줬다는 것은 인정해야할 부분이다. M3가 레버감기 방식의 처음은 아니다. M3가 등장한 1954년의 포토키나에서는 M3 외에도 독일의 몇 개의 35mm 렌즈 셔터 사진기가 일제히 레버감기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M3가 레버 방식을 채택한 것이 일본 사진기에 큰 영향을 준 것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M3 등장 이후에 기획, 개발된 35mm 사진기는 렌즈 셔터 형식을 포함해 거의 대부분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레버감기 또는 그에 준하는 것으로, 단번에 ʻ레버감기 시대ʼ에 접어들었다. M3는 35mm 포컬플레인 셔터 형식으로는 처음으로 매우 좋은 형태의 레버감기를 채택하였다.
그 밖에도 많은 부분에서 이 사진기는 그전 사진기들보다 새로운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데 특별히 일반 사진, 보도 분야 및 전문 사진가용으로 훨씬 다양하고 편리하게 작동하도록 제작되었다. 초기 모델인 M3, 1958년에 나온 단순 버전 M2, 더욱 단순화시킨 M1과 특수 기종인 MP, 그리고 M4, MP-2, MP-4, M5, M6, M7 등이 차례로 나왔지만 가장 뒤의 모델인 M7보다도 가장 먼저 나온 M3가 최고의 사진기로 평가받고 있다.
M3가 자체적으로 도입한 것은 신형의 M 렌즈 베이어닛 마운트, 훨씬 진보된 뷰파인더와 RF의 결합, 그리고 더 크고 정확해진 뷰파인더, 50mm, 90mm, 135mm의 프레임 설치, 렌즈를 바꾸면 자동으로 변화하는 프레임 선, 이중상(二中 像) 일치식의 정교한 RF, 시차가 보정되는 프레임 라인, 훨씬 편리해진 필름감기 장치와 장전레버, 단일화된 셔터 스피드 다이얼, B, 1∼1/1,000초의 셔터 스피드 등이다.
그리고 셔터소리의 정숙함, 빼어난 완성도,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 심플한 디자인, 저속 스피드에서의 안정적인 촬영 등은 오직 M3만이 보유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M3는 1954년부터 1966년 사이에 생산되었다. 이 사진기의 뷰파인더 프레임은 표준 렌즈인 50mm 프레임이 고정되어 있고, 90mm 렌즈와 135mm 렌즈를 장착하면 보다 작은 프레임이 자동적으로 나타난다.
35mm 렌즈는, 50mm 렌즈에서 35mm 렌즈 뷰파인더로 전환하기 위한 접안 창(oculars)이 있다.
M3는 파인더에서 렌즈에 맞는 정확한 시계(視界)를 특수한 보조 장치로써 얻어지게 만들어져 있다. 이 프레임들은 사진기 전면에 부착된 레버로 선택하면 된다. 프레임 판은 전면에 있는 특수한 확산 창(窓)에 의해 조명되었는데 이것은 항상 이미지 프레임이 똑 같은 밝기로 보이는 것에서 알 수 있다. 프레임 판과 프레임 마스크는 시차(視差)를 보정하기 위해 초점 조절 장치와 연동한다.
라이카에서 시도한 M3의, RF의 광학적 구성은 이후의 기종들과는 다르다. 그것은 더 정교하게 만들어졌다. 세월이 흐름에 따라 노랗게 변색되어지기는 하지만 매우 선명한 실제 사이즈의 시야를 보여주며, 광선에 정면으로 향했을 경우에도 플레어를 발생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M3의 RF는 내구성이 매우 우수한 장치로 되어 있어 거의 조정이 필요치 않을 정도이다. 모든 M3 버전은 1m까지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러나 어떤 M3는 70cm 까지 조정이 가능하기도 하다.
M3의 뷰파인더 배율은 0.91X이고, 셔터 스피드는 B, 1, 1/2, 1/5, 1/10, 1/25. 1/50, 1/100, 1/200, 1/500, 1/1,000초로 했다가, 1957년도 생산부터는 B, 1, 1/2, 1/4, 1/8, 1/15, 1/30, 1/60, 1/125, 1/250, 1/250, 1/500, 1/1,000초의 등비수열(等比數列)로 변경되었다. 셀프타이머가 부착되고 렌즈가 우발적으로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운트 해체 버튼 주위에 반원의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사진기 몸체 뒤판에 필름 감도를 선택할 때 참고할, ‘수 리마인더(Reminder)’가 표시되어 있고, 1955년에 뷰파인더 선택레버가 부착되었다.
필름 누름판은 원래 유리였다가 1957년에 금속판으로 변경되었고, 필름감기 레버가 2회전(Double-Stroke)으로 나왔다가 1958년부터 1회전(Single-Stroke)으로 바뀌었으며, 피사계 심도 표시기가 RF 이미지 프레임에 추가되었다.
역사상 가장 훌륭한 사진기로 평가되는 M3의 등장은 사진기의 발전 과정에 있어서 하나의 혁명이나 다름없는 일이었다. 이 사진기는 종래의 사진기와는 전혀 다른 형태의 기종으로, M3는 이전까지의 라이카를 실용적인 방향으로 재설계했던 기종이다.
M3는 베이어닛 마운트에 렌즈가 교환되면 그에 따라 프레임이 변하는 아주 밝은 뷰파인더를 내장하고 있다. 이러한 신개념의 기술을 채용하여 렌즈를 바꿀 때마다 별도의 뷰파인더를 장착해야만 했던 이전까지의 불편함을 말끔하게 제거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M3는 프로 사진가들과 렌즈 교환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않는 스크루 마운트 방식의 사진기에 큰 불편을 느꼈던 사용자들의 열광적인 환영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은 M3를 디자인뿐만 아니라 품질 면에서 가장 훌륭한 RF 사진기, 또는 모든 사진기 중에서 가장 훌륭한 사진기로 생각하고 있다. M3는 단순히 새로운 형태의 사진기가 아니라 35mm 사진기가 지향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그런 사진기였으며, 라이카뿐만 아니라 사진기 산업 전체의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M3는 1953년 당시로는 다른 사진기들에 비해 너무나도 진보된 사진기였으며, RF 사진기로서는 전무후무한 판매량을 기록하게 되었다. M3는 22만 5천 대 이상이 생산되었고 RF 사진기 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사진기로 기록되어 있다. 출시 후 3년간 10만대 이상의 M3가 판매되었다. 같은 시기에 니콘(Nikon)은 약 6만대의 S2를 판매했고 후에 3만대를 더 판매했다. 그러나 라이츠는 같은 시기에 추가적으로 20만대의 M2와 M3를 판매했다. M3가 출시 후 처음 3년간 판매한 숫자를 판매하는 데, M6는 10년도 넘게 걸렸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것은 매우 놀라울 만한 일이다.
지금도 훌륭한 상태의 M3는 수집용으로서 큰 가치를 가지고 있다. 완전한 신동품의 경우 국내외를 막론하고 상당한 고가에 거래가 된다. 이것은 M3의 역사적 가치와 기계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미적인 측면의 하나의 예술품으로서 M3가 높이 평가받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 M3를 소림파의 무공에 비유한다면 최고의 내공 심법으로 알려진 달마역근경이 아닐까 싶다.
나는 라이카 M3를 단 3일간 소유한 적이 있다. 가깝게 지내는 분이 엘마 50mm/f2.8(No, 2120769) 렌즈가 장착된 M3(No, 1034319)사진기를 내게 팔아달라고 가져다주어 내가 샀던 것이다. 그 사진기 가격이 렌즈 포함해서 150만 원을 달라고 한 것인데 내 적성에는 맞지 않아 남대문 카메라하우스에 내다 팔았다. 사진기는 100만 원을 받는데 지장이 없었으나 렌즈는 30만 원밖에 쳐 주지를 않아 3일 만에 20만 원을 손해 본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사실 내가 M3를 갖고자 했더라면 벌써 가졌을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같은 레인지파인더 형식이라 해도 M3보다 사용하기가 더 편리한 M6를 선호하지만, 사진기를 오래 만진 연세 드신 분들은 지금도 M3를 절대적으로 선호한다. 사진기가 성능이나 사용상의 편의 때문에 선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에게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나는 M6를 가질 것 같다.
나는 RF 사진기보다 SLR 사진기를 더 좋아한다. 나중에 늙어서 많은 렌즈를 가지고 다니지 못할 정도에 이른다면 몰라도 아직은 초광각 렌즈에서 초망원 렌즈까지 사용할 수 있는 SLR 사진기가 좋다. 라이카의 M시리즈 사진기는 나처럼 덜렁대는 사람이 쓰기엔 어딘지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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