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낯이 뜨거웠습니다...

2013. 3. 25. 20:38세렌디피티(serendipity)/올드스쿨입니다

 

 

 

 요즘 몇 인기스포츠스타와 연예인들이 논문을 표절했다고 해서 작은 소란이 있었습니다.

그 중의 한 사람인 영화배우 김 아무개 양이 석사논문을 반납한다는 사과 기자회견을 보고는 솔직히 놀랐습니다. 대학교수나 정치인들은 다 두리뭉실 넘어가면서 시간을 끌다가 잠잠해지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얼굴 펴고 다니는데 연예인이 그런 소신 있는 행동을 했다는 게 조금은 충격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표절을 관행이라고 얘기하고, 왜 나만 비난하느냐고 오히려 화를 내면서 표적수사라느니, 음해라느니 할 말도 많던데 술직히 자기의 잘못이라고 인정하고 문제가 된 논문으로 받은 학위를 반납하겠다는 소신 발언은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저도 20 여 년 전에 교육학석사논문을 써서 학위를 받았지만 표절은 아니라 해도 많은 부분을 다른 분이 먼저 쓴 것을 인용했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제가 쓴 논문은 고려시대 '김부식의 문학연구'였기 때문에 김부식에 관한 자료는 거의 없었습니다. 저는 국문학이었지만 한문문학을 하신 분의 글을 많이 참고했던 기억이 나서 저도 얼굴이 뜨거웠습니다. 제가 논문을 쓸 당시에 석사논문의 심사는 그 대학, 대학원의 같은 과 교수님들이 하셨기 때문에 심한 경우가 아니면 통과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때만 해도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그리 많지 않아서 진학하기도 크게 어렵지 않았고 논문심사도 아주 까다롭지는 않았을 겁니다.

 

 그러나 논문은 모든 대학에 다 보내지는 거러 표절이나 심한 인용은 제재를 받았습니다. 그것은 학문하는 사람의 기본 자세이기 때문일 겁니다. 요즘 많은 스포츠인들과 연예인들이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는 게 유행처럼 된 거 같은데 밖에서 많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솔직히 논문을 쓸 시간도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대필 얘기도 나오고 짜깁기 얘기도 나오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논문 뿐이 아니라 어린 나이에 자기 생애에 대해 책을 내는 연예인들이 많던데 저는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좀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연예활동에 전념하면서 방송출연이다 해외공연이다 하는 사람들이 언제 책을 쓸 시간이 있을까 생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야 이제 박사학위를 받고자 노력할 일은 없겠지만 글을 쓰고자 할 때는 요즘의 세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생각입니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 > 올드스쿨입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사님과 제자  (0) 2013.05.12
교사 등교 시간  (0) 2013.04.13
기간제 교사 담임  (0) 2013.03.18
학부모의 기도, 담임의 기도  (0) 2013.03.12
왜 그랬을까?  (0) 2012.1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