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8. 12. 18:17ㆍ시우의 여행기
이젠 돌아가는 길
어제 왔던 길이 아니고 다른 길로 나왔는데 오는 도중에 7월 중순에 왔다가 도로에서 일을 보다가 디카를 놓고 간 사람이 있다면서 그 디카를 찾아보겠다고 해서 웃었으나 정말 일을 보기 위해 쉰 곳에서 디카를 찾아와 다들 놀랐다.
화장실이 있는 게 아니고 길가에 군용으로 만들어 놓은 무슨 중계소 같은 곳이 있는데 그 비 피할 곳도 없은 가건물 겉은 곳에 놓고 간 사진기가 그대로 비를 맞은 채 있었던 거였다.
거기서도 계속 풍광이 좋은 곳을 나와 우리가 첫날 묵었던 롱화로 향해 갔다.
이젠 승덕과 북경으로 가기 위해 점점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한다. 달리는 차 안에서 창밖을 향해 렌즈를 맞췄지만 영 아니었다. 그래도 좋았다.
비록 초점이 안 맞아서 이상한 모습의 사진이 되고 있지만 내가 내 몽골에 왔었다는 흔적을 사진기에 담는 것이니 흐린 모습이라도 좋았다. 언제 다시 오랴는 말은 하지 않는다. 사람의 일이란 누구도 내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는 종잡을 수가 없는 것이, 지역에 따라서 아직 살구가 있고, 유채꽃도 피고, 밀과 보리도 여물지 않았다는 거다.
기후 차이인지 아니면 종자의 차이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우리나라하고 너무도 다른 모습들이 많았다. 그리고 내가 늘 부러워하는 것이 대부분의 땅이 평지라는 거였다.
롱화에 조금 못 미쳐서 발면으로 유명하다는 집에 가서 저녁을 발면으로 먹었다. 이것도 내가 제안한 거였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인터넷으로 승덕에서 유명한 음식을 찾아보니 발어면이 나와 있길래 얘기를 한 것인데 다들 동의를 해주어 발어면으로 저녁을 먹은 거다.
메밀로 만들었다는데 면의 색이 흰 색에 가까웠다. 다른 사람들은 별로 같았지만 나는 두 그릇이나 먹었다. 맛이 괜찮았다. 그러고는 룽화로 와서 우리가 묵었던 그 호텔에 다시 들어갔다..
방에다가 짐을 풀고 나와서 한 잔 하자고 사람들을 불렀는데 순원과 진문, 순애 씨, 그리고 재규가 나와서 포맷의 안내로 일곱이서 여기저기 돌아보다가 꼬치를 파는 노상주점에 앉아서 맥주를 마셨다.
양꼬치와 마늘꼬치, 양 허리고기 등을 시켜서 맥주 열세 병을 마셨다. 거기까지가 현지 시간 열두 시였고 다른 사람들은 들어간 뒤에 진문이와 순애 씨하고 셋이서 세 병을 더 마셨다. 그때는 현지 시간 한 시였다. 내일이면 돌아가야 한다는 게 많이 아쉬웠다. 여기만 해도 에어컨이 없으면 잘 수가 없는데 북경이나 서울은 말할 것도 없을 게다.
그러나 끝나지 않는 잔치가 어디 있으랴!
내일은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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