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2. 14:43ㆍ시우의 여행기
파묵칼레에서 아침밥을 먹은 뒤에 에페스로 간다고 일찍 출발합니다.
욕심 같아서는 히에라폴리스 위에 한 번 더 올라가서 사방을 돌아보며 사진을 찍고 싶었지만 정해진 시간에 출발을 해야했습니다. 가다보니 파묵칼레는 얕으막한 구릉지가 넓게 펼쳐져 있어서 여러 작물이 잘 될 거 같은 멋진 땅입니다. 하늘은 주는 것만으로는 양이 안 차서 가끔 이 지역에 지진을 내려 경고를 하나 봅니다.
우리가 가는 곳은 에페스, 우리 말로는 애베소라고 합니다. 성경 신약에 있는 '에배소서'의 고장인데 사도 바울의 이야기와 성모 마리아가 숨어 살았다는 에배소는 좋은 땅과 해로를 가지고 있어 한 때 인구 25만의 큰 도시국가였다고 하는데 바다가 메어져 해로가 끊긴 뒤에 쇠퇴의 길을 걸은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달리는 차창밖의 모습입니다. 좀 천천히 달리면 멋진 사진을 찍을 것인데 차가 너무 빨리 달려 사진이 영 아니게 나왔습니다.
<Ephesus는 기원전부터 번성했던 고대도시로 로마제국의 4대 도시 중 하나였으며 실크로드의 종착지였고 초대 기독교 역사와 밀접한 도시다. 지금은 돌무더기만 쌓여 있는 폐허지만 정면 아래쪽으로 내려가면 당시의 도시 모습을 짐작할 수 있는 도로와 건물들이 나타난다. 에배소는 초대 기독교의 발상지로도 유명하지만 오스만튀르크 이전의 셀죽튀르크의 수도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한 때 무척 흥성했던 도시가 바다가 토사로 막히어 뱃길이 끊기면서 쇠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터넷에서 옮겨 온 글입니다. 고성의 흔적은 셀죽튀르크의 유적일 것도 같고, 아래는 쉬린제 마을의 모습입니다. 에페소를 본격적으로 관람하기 전에 들른 쉬린제 마을입니다. 여기는 터키 속의 그리스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데 1900년대 초반에 그리스가 터키로부터 독립을 했을 때에 일부 그리스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서 그리스 풍의 마을을 만들어 자급자족을 하면서 지낸 데서 유래한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터키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1차대전 후에 터키가 독립전쟁을 하면서 그리스군에서 포로가 된 터키인들과 여기 살던 그리스인들을 맞교환하여 그때 돌아온 터키인들이 여기서 살고 있다는 얘기였습니다.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한국 속의 중국 마을 같은 건데 여기 사람들은 와인을 생산해서 그 수입으로 살아가는 모양입니다. 주변이 다 올리브나무였는데 석류와 오디로 만든 와인, 그리고 앉은뱅이 포도라고 하는, 먹기보다는 술을 만드는데 주로 사용하는 포도를 재배해서 와인을 만든다고 합니다. 여기서 포도와인과 석류와인, 오디와인 여섯 병을 사다가 저녁에 맛있게 마셨습니다. 여기에 들른 건 아마 점심시간을 맞추기 위한 게 아니었을까 생각이 들었지만 이 쉬린제 마을은 유럽사람들이 많이 찾는 명소라고 하고 우리가 갔을 때도 한국인 말고도 유럽 단체여행객들이 들렀고 또 작은 학교에서 견학을 나온 걸 보니 그런대로 명소일 거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에페소는 셀주크튀르크의 수도였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셀주크튀르크는 11세기경부터 14세기까지 중앙 아시아와 중동 일대를 다스린 수니파무슬림왕조라고 합니다. 셀주크튀르크는 종앙아시아의 부족연합체로 발흥하여 중동에서 튀르크 세력의 시조를 이루었고 제 1차 십자군의 공격대상이었습니다. 오늘날 아제르바이잔, 터키, 투르크메니스탄의 튀르크인들의 문화적 조상으로 여겨지며 이슬람 문화의 보호자로 애기되고 있습니다. 부서진 잔해가 더 많은 에페스의 유적과 유물입니다.
<에베소는 아시아 지방의 정치, 상업, 교통의 중심일 뿐만 아니라, 또한 로마제국의 중요한 종교적 중심지였다. 제국 내에서도 에베소의 황제숭배는 유명했는데, 당시 도시 안에 황제숭배를 위해 바쳐진 신전이 3개나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에베소는 고대근동 풍요의 여신 아데미(Artemis, Diana) 숭배의 중심지로 명성이 높았다(행19:23-41). 100개가 넘는 거대한 기둥과 18미터 높이의 하얀 대리석 지붕, 115미터의 길이, 45미터의 넓이로 이루어진 아데미 신전은 파르테논 신전의 4배 크기로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하는 고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였다. > 인터넷에서 옮겨 온 글입니다. 어떤 돌기둥은 전체가 돌이지만 어떤 것들은 속은 콘크리트이고 겉만 돌가루로 감싼 것도 있습니다. 놀랍게도 이미 로마시대에 콘크리트가 쓰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나무 기둥만 봐서인지 저렇게 돌기둥을 보면 자꾸 셔터를 누르게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벌써 시데와 히에라폴리스에서 봤던 돌기둥이고 비슷한 유적인데도 다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셀주크튀르크를 몰아낸 게 오스만튀르크인데 가만히 보니 둘 다 같은 족속이었던 거 같고 그 지배층만 다른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 선조들만 돌을 잘 다룬 줄로 아는데 밖에 나가보면 정말 돌을 잘 다룬 족속들이 많습니다. 아주 섬세한 조각제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시데나 히에라폴리스보다 규모가 더 크고 유적도 더 많은 건 사실입니다. 맨 위에 보이는 조각의 여신 모습에서 그 치맛자락이 오늘날 스포츠 상품으로 유명한 나이키의 모델이 되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절에 있는 부처님을 보고 잘 만들었다고 하지만 여기도 보면 정말 대리석을 잘 다루었다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쟁을 한다해도 옛 조상들이 남긴 유적은 그대로 두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모든 게 만들기는 어려워도 파괴하는 것은 간단합니다.... 인구가 25만이었다는 설과 50만이었다는 설도 있지만 아마 25만이 맞는 거 같습니다. 대형 시장과 원형 극장과 목욕탕, 수세식화장실, 도서관, 유곽 등 오늘날의 도시가 갖춰야할 공공시설은 다 갖추고 있었던 도시입니다. 화려한 조각품들이 웅장하게 서 있는 건물이 도서관이 잔재입니다. 도서관에서 비밀통로를 통해 유곽으로 갈 수 있었다고 하는데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여자들이 쇼핑할 때에 남자들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은 걸로 얘기가 되는데 그게 사실은 유곽에 가기 위한 위장이었다고 합니다. 아래 사진들이 아고라의 모습입니다. 세 면이 광장을 둘러 싸고 아케이드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게 네 면으로 되어 있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들뜬 나머지 사진기가 오류를 일으키고 있는 줄을 몰랐습니다..... 아고라를 여기서 보았기 때문입니다. 매우 넓은 광장을 가운데에 두고 4면 혹은 3면이 아케이드로 둘려 쌓여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케이드는 오늘날의 상점이지요,,,, 그러니까 상점으로 둘러 쌓인 넓은 공간이 아고라입니다. 돌기둥으로 열을 지어 세우고 위에 아치로 지붕을 한 돌로 된 건축물이 시장이라고 생각하니 대단했습니다. 그리고 시장과 도서관이 붙어 있다는 것도 신기했습니다. 남녀가 같이 나갔어도 여자들은 시장에 가고 남자는 도서관에 갔다는 게 요즘 현실에 비춰봐도 납득이 가는 일입니다. 아래 사진은 극장의 모습입니다. 원형 극장이라는 말을 쓰려다보니 원형은 아니고 반원형 같습니다. 25,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반원형 극장입니다. 도시의 인구는 이 극장의 크기로 가늠한다고 합니다. 원형 극장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에 열을 곱하면 당시 인원이 나온다고 하니까 2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극장으로 보아 당시 인구가 25만 명이라는 추산을 하는 겁니다. 신기한 건 아래에서 하는 말은 저 뒤에 까지 전달이 잘 되는데 위에서는 소리를 질러도 아래에 안 들린다는 것입니다. 이런 구조를 생각해낸 사람들이 놀랍습니다. 에페스는 뱃길이 막힌 뒤에는 풍요의 여신(이야기를 듣다보니 쾌락의 여신이 아닌가 싶었지만)을 섬기는 행사로 크게 번창을 했다고 합니다. 축제를 열어서 정력제와 최음제 등을 팔아 크게 성행했다고 하는데 뱃길이 막힌 것과 뒤에 오스만튀르크의 침공으로 셀주크튀르크가 몰락하면서 같이 몰락한 거 같습니다. 이슬람은 금주입니다. 절대로 술을 마시지 않는 걸로 되어 있는데 그래도 터키는 다른 이슬람국가보다는 많이 개명을 해서 맥주와 보드카가 나옵니다. 터키맥주는 바로 에페스맥주입니다. 다른 맥주가 나오는 지는 확인하지 않았지만 앙카라에서 구할 수 있는 터키 맥주는 에페스맥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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