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과 족제비

2017. 1. 30. 08:04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지금은 그리 많이 쓰이지 않지만 한 때 '제비족'이라는 말이 많이 쓰인 적이 있습니다.


'강남 제비족'이라고도 했는데 '제비족'을 사전에서 찾아보니 '특별한 직업 없이 유흥가를 전전하며 돈 많은 여성에게 접근하여 성적 유혹을 하고 돈을 갈취하는 젊은 남자의 부류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이 제비족의 유래를 찾아보니,

 

<신사복 중 예복은 연미복이라 해서 제비 꼬리처럼 길고 날씬합니다. 말쑥하게 빼입은 사람을 보면 물 찬 제비 같다고 하지요.


제비족 남자는 대부분 백수지만 여자에게 첫인상이 좋아야 유혹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작전상 잘 차려입고 매너도 세련되어 있으며 춤 중에서도 특히 서양식 사교춤에 능한 것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카바레가 처음으로 들어선 곳은 5대 도시가 아니라, 진주의 (남강 카바레). 지금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 넓게 시민의 쉼터 공원이 생겼다.


여자는 춤을 배우기가 쉬우니까 바로바로 배우고 나오는데, 남자가 딸리니까 주인이 궁리 끝에 훤칠한 미남 50명을 골라서 춤을 유급으로 가르치고는 여자의 파트너가 되어 춤을 춰주게 만들면서 연미복(燕尾服)을 입혀서 저 사람들은 춤을 잡아주는 남자들이다라는 표시를 냈다. 자는 제비연이고, 자는 꼬리미자다, 자는 옷복자... 제비꼬리처럼 뒤가 갈라진 옷을 입었다고 해서 그때부터 (제비족)이란 말이 나왔다.

 

근데, 그 선배들이 많은 과오가 있었기에 매스컴을 통해 제비족하면 안 좋게 알려져 버린 것이다. 원래의 뜻은 전혀 그 게 아닌데... 그 당시 S대 교수는 사교춤이 성행하는 것은 중공군 2개 사단이 내려오는 것 보다 더 무섭다는 표현으로 기고도 했다. 지금처럼 사교춤이 왕성한 상태에서 그런 글을 썼다면 모두 ''하고 다 비웃었을 것이다.> 다음 카페 kma18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제가 아는 제비족은 거기서 온 말이 아니라 족제비에서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족제비는 '꼬리가 길어 몸길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구각으로부터 아래턱의 경계에 걸쳐 분명한 백반이 있다. 귓바퀴는 작다. 목 아래쪽은 몸 아래쪽과 같은 색이며, 몸통의 털은 등쪽이 황색을, 몸 아래쪽은 짙은 황토색을 띤다.


여름털은 코코아색을 띤 다색이며 거칠다. 인가에 가까운 경작지의 밭둑 또는 냇가의 커다란 돌밑 등지에 구멍을 파고 서식한다. 일반적으로 집쥐·들쥐·개구리를 잡아먹으므로 사람에게는 매우 유익한 동물이다. 동부 유럽의 타이가 지역과 한국·중국에 걸쳐 분포하며, 제주도에도 서식한다고 보고되어 있다. 한국산은 아종으로서 학명은 'Mustela sibirica coreana' 이다.> 다음 백과

 

족제비는 덩치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닭을 물고 가지는 못합니다. 닭장에 들어온 족제비가 수탉은 크니까 못 건드리고 암탉만 잡아가는데 물고 가는 것이 아니라 꼬리로 닭을 툭툭 쳐서 몰고 간다는 것입니다. 닭이 보기엔 그리 크지 않은 족제비가 툭툭 치니까 귀찮아서 피하는 것처럼 움직이다가 닭장 밖으로 빠져 나가게 되고 계속 따라 붙는 족제비를 뿌리치지 못하고 족제비 굴앞까지 갔다가 거기서 당한다는 거지요.


 강남, 그러니까 영동이 개발되면서 카바레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졸부 사모님들이 거기 놀러갔다가 잘 빠진 춤꾼에게 빠져서 신세망치는 얘기가 많이 나오다보니 '강남제비족'이라는 말이 나온 거로 보고 있습니다. 이 제비족들은 절대 남자는 건드리지 않습니다. 거기다가 말쑥하게 생겨서 완력으로 여자들을 폭행하는 것도 아닙니다.


 곱상한 외모와 춤 솜씨로 사모님들 후려내서 먹고 사는 족속이다보니 '제비족'이라는 말이 생긴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연미복에서 왔다는 말도 일리는 있겠지만 그것보다 여자들 후려내는 솜씨가 암탉을 잡아가는 족제비와 비슷하다고 해서 온 말로 봅니다.


 어려서 족제비를 보고는 3년 전인가 서대문구 안산에서 보고 부척 신기했습니다. 족제비털이 윤기가 좋아서인지 한 때 족제비목도리가 유행이어서 아줌마들 외출할 때 필수품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 바람에 족제비가 멸종 위기에 몰렸다고 했는데 요즘은 제비족 얘기도 많이 없어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