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위한,,,
2017. 1. 31. 21:29ㆍ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
김춘수 님의 시에 '꽃을 위한 서시'가 있습니다.
나는 시방 위험(危險)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未知)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에 젖어드는 이 무명(無名)의 어둠에
추억(追憶)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塔)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金)이 될 것이다.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新婦)여.
이런 시입니다.
오늘 친구가 한동안 같이 일을 한 후배가 엊그제 전화를 해서 '형님V가 좋습니까? C가 좋습니까?'하고 전화를 했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말인지 몰라서 '자네가 알아서 하게'하고 답을 했더니 다음 날 찾아와서 '형님이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제가 생각해서 골랐습니다.'하고 포장된 알약을 내어 놓았다고 합니다.
오늘 저는 처음 본 알약을 친구에게서 받았습니다.
하늘색은 V이고, C는 노란색이라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친구가 저에게 노란색 알약을 선물해서 알게 된 것입니다.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지금 제게 노란색 알약이 하나 있습니다. 이건 제가 위 시에서 말하는 '위험한 짐승'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 이런 일로 웃고 지내는 일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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