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9. 29. 11:42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예전엔 집에 사진기가 있는 집이 드믈었습니다.
도시는 모르지만 시골에는 아마 월남이나 중동에 다녀온 집이나 있을 정도로 귀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사진을 처음 찍은 것이 중학교 때로 기억나는데(사진관에서 찍은 것 말고 그냥 우리끼리 몰려다니며 찍은 사진) 제 자형이 월남에서 야시카라는 사진기를 사오셔서 한번 찍어 본 것입니다. 그 때는 사진 인화지의 크기가 지금보다 더 작았습니다. 3*5가 아니라 2*3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물론 흑백사진이었습니다.
고등학교에 가서는 소풍 때 사진관에서 사진기를 빌려주는 제도가 있어서 사진기를 빌려가지고 다녔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것이 바로 하프사이즈 사진기였습니다. 대부분이 오림프스 펜EE3였던 것 같습니다.
24컷 롤 필름으로 사진을 찍으면 48컷이 나온다고 자랑하던 그 사진기, 그게 바로 요즘 인기있는 오림프스 펜EE3가 틀림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야후경매에 보면 하프사이즈 사진기인 오림프스 펜EE3가 많이 올라오고 찾는 사람도 꽤 많습니다. 심지어 유공카메라에는 펜EE3 신품이 한정 판매로 19만원에 올라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일안반사형식(SLR) 인 오림프스 펜F는 깨끗한 중고가 50만원이 넘어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렌즈가 셋인가 세트로 나온 것은 1백만원도 넘는다고 합니다.
예전에 일본에서는 필름 절약형이라고 해서 하프사이즈 사진기가 인기있는 기종이었다고 합니다. 오림프스뿐만 아니라 캐논의 데미시리즈, 페트리하프사이즈, 리코 등에서더 제법 많은 기종이 나와 인기리에 팔렸다고 합니다. 필름 절약도 좋지만 그 크기가 작아서 휴대에 간편해 널리 사랑받았는데 이들을 잠재운 것이 롤라이35와 35S였습니다.롤라이35시리즈는 250만 대 이상 팔렸고 그 크기는 하프사이즈만 했지만 렌즈의 성능으로 단숨에 일제 하프사이즈사진기들을 잠재웠습니다.
저도 한 10여 년 전에 코니카에서 나온 '코니카레코드'라고 하는 하프사이즈 사진기를 하나 구해서 가지고 있었는데 한번 필름을 넣으면 몇 달씩 가도 다 찍지 못하는 단점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작년부터 갑자기 하프사이즈 바람이 불어서 오랫도동안 쳐다보지도 않았던 오림프스 펜 시리즈와 캐논 데미 시리즈가 요즘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가격은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에 중고제품들이 거래되는데 아주 깨끗한 것들은 좀 더 고가에 거래되나 본니다.
하프사이즈가 유행하니까 저도 하나 가지고 싶은데 꼭 같고 싶은 것은 예전에 쓰던 코니카 리코드입니다. 요 녀석은 자동초점에 플래시가 내장되어 있고 아주 깜찍하게 생긴 것이 다시 구할 수 있다면 꼭 구하고 싶습니다. 그 때 제가 산 가격이 10만원인데 요즘은 좀 더 올라가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그런 하프사이즈는 아니지만 오래 전에 리코에서 나왔던 리코R1도 구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입니다. 그 사진기는 24mm f/8.0과 35mm 4,5 인가 하는 2중 렌즈로 구성되어 있는데(줌 렌즈가 아닙니다) 크기는 요즘 보이는 하프사이즈보다도 더 작고 가볍습니다. 이 사진기도 10만원에 구입했다가 10만원에 다시 팔았는데 야후경매에 올라 온 가격이 16만원이어서 아까워 사지 못했습니다.
사진인의 꿈은 좋은 사진을 찍는 것이지만 좋은 사진기를 갖고자하는 욕망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깨끗한 하프사이즈 사진기를 구하시고 싶은 분들은 예지동에 있는 '작은풍경'에 가보십시오. 그곳에 여러 개의 하프사이즈사진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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