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달 그믐에
2003. 1. 31. 18:05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해가 바뀐 지는 벌써 한달이 지났지만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음력 설이 설이니 오늘이 섣달 그믐입니다. 제가 2,3일은 고향에 다녀오고 하느라 정신이 없을 것 같아 미리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덕유산에서 만난 사진인 중의 한 분이 무슨 얘기 끝에 사진작가협회에 대해서 묻길래, 제가 별 생각없이 그게 다 쓸데 없는 모임이라고 했더니 그 중의 한 분이 정색을 하고 자신이 사협회원이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뱉어버린 말이라 제가 수습을 해야할 것 같아 사협의 부정적인 문제들을 몇 가지 얘기했습니다.
우선 사진작가협회(사협)라는 것은 사단법인이니 사회단체에 불과하다. 특정 사회단체가 어떻게 누구의 사진 실력을 인정해서 회원 자격을 주고 안 주고 할 수 있느냐? 거기서(사협) 인정하는 것이 공모전에 입상, 입선한 점수인데 심사위원이라는 사람들이 다 짜고 하지 않느냐? 사진의 '사'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사협회원이라고 목에 힘주고 다니더라... 등등의 얘기를 꺼낸 것은 제가 평소에 그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박찬규 선생님이 자신은 사협 회원이 된 지가 15년 되었다.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공모전에 출품할 때, 전북지역에서 하는 것은 한번도 내지 않았다. 사협회원이 된 뒤에는 한번도 공모전에 내지 않았다고 대답을 하면서 제가 던진 얘기에 반박 비슷하게 말씀을 하시었습니다.
저도 그 말씀에 이의를 달고 싶지 않았고, 또 사협의 수만명 가까운 회원들에게 다 무슨 문제가 있다고 말할 생각도 없습니다. 열심히 해서 자기 점수를 받고 그 점수로 사협회원이 된 것에 제가 뭐라고 건방을 떨겠습니까? 스스로 사진인을 자처하면서 저외에 다른 사진인이나 사진가에 대해 비난하거나 비방을 할 이유도 없고, 그분들의 어떠한 일에도 제가 이러쿵 저러쿵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협에 가지고 있는 부정적 시각은 비난이나 비방이 아닌 비판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여는 공모전은 훌륭한 사진인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이기주의와 사협의 재정을 돕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입니다. 지방에서 열리는 공모전에도 서울의 사협인사들이 출장을 나가 심사를 합니다. 심사위원에 배정되면 심사비가 나오고, 자신들이 지도하는 사진클럽 회원들의 사진을 최하 입선을 시켜 줄 수 있습니다.
특정 주제를 정해서 하는 곳도 있고, 특정지역을 소재로 삼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자유 주제로 찍은 사진을 공모합니다. 한 졈을 출품하는데 보통 1만원에서 2만원의 출품료를 내야하니까 다섯 점을 내면 10만원이 우습게 들어갑니다. 거기다가 그 사진을 인화하는데도 5만원은 들어갑니다. 1점만 보내면 가능성이 적으니까 보통 3-5점을 보냅니다. 아는 사람들은 여러 점을 보내면 성의로 하나 정도는 뽑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니 사협회원이 되려면 우선적으로 재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소설이나 시 등에서는 권위자의 추천을 받아 등단하는 일이 있지만 사협은 철저하게 점수를 따야 합니다. 예전엔 공모전 점수가 20점이면 되더니, 이젠 30점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50점으로 상향됬습니다. 문학분야는 신춘문예라고 해서 신인들 등용문이 있지만 사진분야는 그런 제도도 없습니다.
그저 좋든 싫든 점수를 따야 되다보니 특정 사진동호회에 들어가면 점수를 쉽게 딸 수 있다는 유혹에 끌려 가입비가 수 십만원하는 클럽이 생기기도 합니다. 믿고 싶지는 않지만 어떤 사진클럽에서는 선배가 사진을 찍어 출품을 해주고 입상하여, 당사자는 점수를 받고 선배는 상금을 챙긴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습니다.
저는 사진을 시작한지 15년이 넘지만 아직 사협회원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서울포토클럽도 그 문제로 내홍을 겪은 일이 있습니다. 사진클럽의 회장을 사협회원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어 횡포를 부리던 사람들이 있어, 결국은 서로 갈라서고 만 부끄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협을 비판하는 것도 사실 우스운 일이지만 사협의 무슨 위원이나 간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얘기할 때 보면 듣기에 한심스러울 정도의 얘기가 많은 것도 제가 그 쪽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거기다가 더 결정적인 것은 사진학과를 나온 사람들은 원하기만 하면 거의 자동으로 사협회원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모전에 사진을 낼 돈도 없고, 사진과를 나오지도 않았으니까 괜히 배가 아파 비난하고 있다는 쓴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원래 아웃사이더들이 쓸데 없는 비방을 많이 하는데 저도 그런 아웃사이더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혹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한 사협회원이 계시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특정 사협회원을 비난하고 싶은 의도는 전혀 아닙니다. 저는 그냥 취미로 하는 사진인에 불과합니다. 작품을 만들지도 않는 작가를 양산하는 그런 모임이 싫어서 비판했을 뿐입니다.
더 많은 사진을 찍고 더 열심히 사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을 비방하기 전에 스스로 반성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시길 빕니다.
덕유산에서 만난 사진인 중의 한 분이 무슨 얘기 끝에 사진작가협회에 대해서 묻길래, 제가 별 생각없이 그게 다 쓸데 없는 모임이라고 했더니 그 중의 한 분이 정색을 하고 자신이 사협회원이라고 말씀을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뱉어버린 말이라 제가 수습을 해야할 것 같아 사협의 부정적인 문제들을 몇 가지 얘기했습니다.
우선 사진작가협회(사협)라는 것은 사단법인이니 사회단체에 불과하다. 특정 사회단체가 어떻게 누구의 사진 실력을 인정해서 회원 자격을 주고 안 주고 할 수 있느냐? 거기서(사협) 인정하는 것이 공모전에 입상, 입선한 점수인데 심사위원이라는 사람들이 다 짜고 하지 않느냐? 사진의 '사'자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 사협회원이라고 목에 힘주고 다니더라... 등등의 얘기를 꺼낸 것은 제가 평소에 그들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온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얘기를 하니까 박찬규 선생님이 자신은 사협 회원이 된 지가 15년 되었다.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이 공모전에 출품할 때, 전북지역에서 하는 것은 한번도 내지 않았다. 사협회원이 된 뒤에는 한번도 공모전에 내지 않았다고 대답을 하면서 제가 던진 얘기에 반박 비슷하게 말씀을 하시었습니다.
저도 그 말씀에 이의를 달고 싶지 않았고, 또 사협의 수만명 가까운 회원들에게 다 무슨 문제가 있다고 말할 생각도 없습니다. 열심히 해서 자기 점수를 받고 그 점수로 사협회원이 된 것에 제가 뭐라고 건방을 떨겠습니까? 스스로 사진인을 자처하면서 저외에 다른 사진인이나 사진가에 대해 비난하거나 비방을 할 이유도 없고, 그분들의 어떠한 일에도 제가 이러쿵 저러쿵 관여할 일이 아니라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사협에 가지고 있는 부정적 시각은 비난이나 비방이 아닌 비판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여는 공모전은 훌륭한 사진인을 가려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역이기주의와 사협의 재정을 돕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 뿐입니다. 지방에서 열리는 공모전에도 서울의 사협인사들이 출장을 나가 심사를 합니다. 심사위원에 배정되면 심사비가 나오고, 자신들이 지도하는 사진클럽 회원들의 사진을 최하 입선을 시켜 줄 수 있습니다.
특정 주제를 정해서 하는 곳도 있고, 특정지역을 소재로 삼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자유 주제로 찍은 사진을 공모합니다. 한 졈을 출품하는데 보통 1만원에서 2만원의 출품료를 내야하니까 다섯 점을 내면 10만원이 우습게 들어갑니다. 거기다가 그 사진을 인화하는데도 5만원은 들어갑니다. 1점만 보내면 가능성이 적으니까 보통 3-5점을 보냅니다. 아는 사람들은 여러 점을 보내면 성의로 하나 정도는 뽑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러니 사협회원이 되려면 우선적으로 재력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소설이나 시 등에서는 권위자의 추천을 받아 등단하는 일이 있지만 사협은 철저하게 점수를 따야 합니다. 예전엔 공모전 점수가 20점이면 되더니, 이젠 30점으로 바뀌었다가 다시 50점으로 상향됬습니다. 문학분야는 신춘문예라고 해서 신인들 등용문이 있지만 사진분야는 그런 제도도 없습니다.
그저 좋든 싫든 점수를 따야 되다보니 특정 사진동호회에 들어가면 점수를 쉽게 딸 수 있다는 유혹에 끌려 가입비가 수 십만원하는 클럽이 생기기도 합니다. 믿고 싶지는 않지만 어떤 사진클럽에서는 선배가 사진을 찍어 출품을 해주고 입상하여, 당사자는 점수를 받고 선배는 상금을 챙긴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습니다.
저는 사진을 시작한지 15년이 넘지만 아직 사협회원이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서울포토클럽도 그 문제로 내홍을 겪은 일이 있습니다. 사진클럽의 회장을 사협회원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어 횡포를 부리던 사람들이 있어, 결국은 서로 갈라서고 만 부끄러운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사협을 비판하는 것도 사실 우스운 일이지만 사협의 무슨 위원이나 간사라고 하는 사람들이 사진을 얘기할 때 보면 듣기에 한심스러울 정도의 얘기가 많은 것도 제가 그 쪽을 우습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거기다가 더 결정적인 것은 사진학과를 나온 사람들은 원하기만 하면 거의 자동으로 사협회원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공모전에 사진을 낼 돈도 없고, 사진과를 나오지도 않았으니까 괜히 배가 아파 비난하고 있다는 쓴 소리를 들어도 좋습니다. 원래 아웃사이더들이 쓸데 없는 비방을 많이 하는데 저도 그런 아웃사이더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혹 저 때문에 기분이 상한 사협회원이 계시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특정 사협회원을 비난하고 싶은 의도는 전혀 아닙니다. 저는 그냥 취미로 하는 사진인에 불과합니다. 작품을 만들지도 않는 작가를 양산하는 그런 모임이 싫어서 비판했을 뿐입니다.
더 많은 사진을 찍고 더 열심히 사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른 사람을 비방하기 전에 스스로 반성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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