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을 피우느라
2003. 3. 23. 19:51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벌써 9월 마지막 주가 되었습니다.
오늘 새벽에 양수리를 가려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가사를 돕고 있습니다. 세탁기에 이상이 있다는 어머니 말씀에 가서 보니 세탁기로 들어가는 호스의 연결이 문제가 생겨 거기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만 잘 끼우면 된다고 생각하고 쉽게 손을 대었는데 한 시간 가까이 씨름을 해도 영 되지를 않습니다. 아들과 둘이 바킹을 새로 사다가 끼워보고 여러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아무리 애들 써도 제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집에 있는 남자 둘이 이 난리를 피워도 안되니 우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진기 만지는 것 뿐이 아닌가 싶습니다. 학교에서는 누가 사진기가 고장이 나면 전부 제게 가져옵니다. 물론 제가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제가 종로에 자주 나가니까 수리해다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고장이라고 하는 것들은 전지가 방전되었거나, 오랫동안 방치하여 전지실에 누액이 흘러 녹이 슨 경우입니다. 오래 안 쓰고 습한 곳에 놔두면 렌즈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사진기를 넣어두는 장속에 늘 물먹는 하마를 넣어둡니다. 그리고 가끔 사진기를 꺼내어 바람을 쏘인다고 마루에 늘어놓고 털고 닦고 합니다.
이제 가을 물안개와 단풍이 손짓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양수리와 국수리도 좋지만 청평댐을 끼고 좌측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댐을 바라보면 정말 좋습니다. 단풍도 일품이고, 물안개도 좋습니다.
길이 막히는 것이 가끔 문제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가을 남이섬은 반드시 한번 가봐야할 곳입니다. 단풍과 오솔길과 거기 억새밭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발길을 멈추고 탄성을 지르게 하기에 그만입니다.
양평으로 가다가 냉면으로 유명한 옥천을 통해 올라가는 중미산도 아름답습니다. 중미산은 올라가는 고개가 굴곡이 심하지만 정상부근에서 바라보는 안개와 단풍이 좋습니다. 유명산 방향으로 넘어가면서 볼 수있는 낙엽송 단풍은 정말 일품입니다. 바람이 안개를 몰고 지날 때마다 가렸다가 열리는 산의 자태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가을엔 어디를 가더라고 아름답습니다.
한계령까지 가지 않더라도 단풍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창경궁에 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거기는 아침보다 오후 서너시가 더 좋습니다. 춘당지 부근의 단풍이 아주 곱게 물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셔터를 눌러대게 될 것입니다.
가을은 생각보다 더 짧습니다.
저도 이 가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열심히 사진을 찍으려 합니다. 어- 하다가 겨울이 왔다고 한탄하지 마시고 틈틈이 좋은 사진 많이 찍으십시오.
추석연휴라고 게으름을 피워 죄송합니다.
오늘 새벽에 양수리를 가려다가 비가 오는 바람에 가지 못하고 집에서 가사를 돕고 있습니다. 세탁기에 이상이 있다는 어머니 말씀에 가서 보니 세탁기로 들어가는 호스의 연결이 문제가 생겨 거기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그것만 잘 끼우면 된다고 생각하고 쉽게 손을 대었는데 한 시간 가까이 씨름을 해도 영 되지를 않습니다. 아들과 둘이 바킹을 새로 사다가 끼워보고 여러 방법을 다 동원했지만 아무리 애들 써도 제대로 되지가 않습니다.
집에 있는 남자 둘이 이 난리를 피워도 안되니 우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역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진기 만지는 것 뿐이 아닌가 싶습니다. 학교에서는 누가 사진기가 고장이 나면 전부 제게 가져옵니다. 물론 제가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제가 종로에 자주 나가니까 수리해다 달라고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고장이라고 하는 것들은 전지가 방전되었거나, 오랫동안 방치하여 전지실에 누액이 흘러 녹이 슨 경우입니다. 오래 안 쓰고 습한 곳에 놔두면 렌즈에 곰팡이가 생기는 것도 있지요. 그래서 저는 사진기를 넣어두는 장속에 늘 물먹는 하마를 넣어둡니다. 그리고 가끔 사진기를 꺼내어 바람을 쏘인다고 마루에 늘어놓고 털고 닦고 합니다.
이제 가을 물안개와 단풍이 손짓을 할 때가 되었습니다. 양수리와 국수리도 좋지만 청평댐을 끼고 좌측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댐을 바라보면 정말 좋습니다. 단풍도 일품이고, 물안개도 좋습니다.
길이 막히는 것이 가끔 문제를 일으키기는 하지만 가을 남이섬은 반드시 한번 가봐야할 곳입니다. 단풍과 오솔길과 거기 억새밭은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발길을 멈추고 탄성을 지르게 하기에 그만입니다.
양평으로 가다가 냉면으로 유명한 옥천을 통해 올라가는 중미산도 아름답습니다. 중미산은 올라가는 고개가 굴곡이 심하지만 정상부근에서 바라보는 안개와 단풍이 좋습니다. 유명산 방향으로 넘어가면서 볼 수있는 낙엽송 단풍은 정말 일품입니다. 바람이 안개를 몰고 지날 때마다 가렸다가 열리는 산의 자태는 발걸음을 멈추게 하기에 충분합니다.
가을엔 어디를 가더라고 아름답습니다.
한계령까지 가지 않더라도 단풍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습니다. 시간이 없는 분들은 창경궁에 가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거기는 아침보다 오후 서너시가 더 좋습니다. 춘당지 부근의 단풍이 아주 곱게 물들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셔터를 눌러대게 될 것입니다.
가을은 생각보다 더 짧습니다.
저도 이 가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열심히 사진을 찍으려 합니다. 어- 하다가 겨울이 왔다고 한탄하지 마시고 틈틈이 좋은 사진 많이 찍으십시오.
추석연휴라고 게으름을 피워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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