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가 필요한 것인데...

2003. 3. 24. 21:19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내가 자주 드나드는 펜탁스클럽 사이트에 어떤 회원이 "로모"라는 사진기에 대해 올려 놓은 글을 읽었다. 로모에 대한 얘기는 어디서 들었지만 내겐 관심 사항이 아니어서 그냥 넘어가려 했는데 하도 많은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하길래 몇 자 올려 놓았다. 여기는 펜탁스클럽 게시판이니 펜탁스 사진기에 대한 얘기나 하자구...
내 글에 대해서 공감하는 글도 올라 있고, 반대하는 하는 얘기도 올라 왔는데 난 그것에 대해서는 이러쿵 저러쿵하고 싶진 않지만 어떤 사람이 펜탁스 사진기에 대해서 얘기하라고 했다면서 "펜탁스"란 이름을 한글과 영문으로 도배를 해놨다.
이 사람이 펜탁스클럽의 회원이면서 로모클럽사람인지는 내가 모르지만 상당히 기분이 언짢았다. 나보다는 휠씬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는 생각하지만 그래도 늘 조심스럽게 글을 올렸는데 이렇게 막가파로 나오는 사람이라면 같이 얘기하고 싶지도 않아 더 이상 리플을 달고 싶지도 않았다.
난 누가 무슨 사진기를 쓰든 관계하고 싶지도 않고, 내가 쓰는 사진기를 자랑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펜탁스클럽에 들어와서 로모가 어쩌구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한마디 했을 뿐인데 내 말이 거슬렸는지 그렇게 심한 장난을 한 것을 보니 기분이 많이 언짢았다.
간혹 펜탁스클럽 게시판에 니콘이 더 좋다든가, 캐논을 쓰라든가 하는 글이 올라오면 대부분 화를 내면서도 로모에 대해서는 왜들 점잖게 못본 척 하는지도 모르겠고, 펜탁스클럽이니까 펜탁스 사진기 얘기하자는 것인데 왜 그것이 불쾌하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나도 사진기에는 관심이 많은 사람이지만 어느 사진기든 다 안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고 또 다 알지도 못한다. 아는 사진기라고 해도 내가 아는 부분이 얼마나 된다고 아는 척을 하겠는가? 내 것이든, 남의 것이든 조심스럽게 말하고 예의를 지키고자 노력하는데 자기 것을 몰라준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인지...
어느 사이트든 글을 올릴 때는 매우 조심스럽다. 내가 무심코 올린 글이 남에게 실례가 될까봐 조심스럽고 혹 잘 모르면서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할 까봐 걱정스럽기 때문이다. 그런데 가끔 자기 주장을 너무 강하게 내세우거나 자기 의견에 맞지 않으면 감정적으로 글을 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물론 나도 조심한다고 하면서도 남의 감정을 상하게 하는 글을 올리고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서로 얼굴을 맞대는 것이 아니라고 해서 예의에 벗어나는 글을 올리는 것은 좀 생각할 일이다. 솔직히 감정을 상하면서 까지 남의 글을 읽을 아량이 내게는 없기 때문이다. (www.pentaxclub.co.kr에 들어가서 자유 게시판을 한번 보시면 재미있는 얘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로모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와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제 필명은 마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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