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 4. 20:55ㆍ사,사,사(예전 다음 칼럼에 올렸던 글)
갑신년이 시작되었습니다.
요즘은 모든 사람의 화두가 건강이라서 저도 새해에는 더욱 건강에 신경을 쓰고자 합니다. 저 뿐만이 아니라 우리 회원님들 모두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사진을 찍는 것을 즐겨 하신다면 사실 건강에 따로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자연을 가까이하고 사람을 가까이하고, 특정한 것에 관심을 갖고 애정을 쏟는다면 굳이 따로 다른 것을 하지 않더라도 건강에 좋을 것이라 믿습니다.
벌써 몇 년 전에 치기어린 마음으로 “사진 없는 사진이야기”를 볼품없이 만들었는데 이번에 다시 하나 만들고 싶습니다. 이미 사진이 디지털시대로 가고 있지만 아직도 필름을 쓰는 구형 사진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적지 않아, 그런 사람들을 위한 입문서를 하나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는 얘기를 듣고 있어 한번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먼저 낸 책이 비매품으로 400부를 찍었는데 이제 제게 남은 것은 겨우 50여 부밖에 안 되는데다가 디지털에 관한 책만 쏟아져 나오니 구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책도 필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듭니다. 솔직히 출판비용이나 여러 가지를 생각하면 다시 모험을 하고 싶지도 않지만 원고가 정리되면 책을 내어보자는 권유가 있어 한번 시도해 보고 싶어졌습니다.
솔직히 완전한 창작이란 얘기가 안 되고, 그간 주워들은 얘기를 중심으로 제가 아는 것과 또 모르는 것도 찾아가며 준비를 할 생각입니다. 제가 먼저 만들었던 것을 재편집하고 그 동안 더 느끼고 배운 것을 추가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예전에 나온 것은 저도 모르지만 1950년대 이후에 나온 사진기를 메이커별로 소개하려 합니다. 솔직히 이런 부분은 제가 다 체험한 것이 아니라서 다른 분이 경험한 것을 인용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라이카의 R4, R5, R6, R7, R8 그리고 M3, M4, M5, M6, 니콘의 니코매트, F, F2, F3, F4, F5, FM2, FE2, F801, F100, 캐논의 FT, AE-1, A-1, F-1, T90, EOS1, EOS5, 펜탁스의 SP, KX, K2, K1000, MX, ME-SUPER, ME-F, SUPER-A, SFXn, Z-1P, Z-20, MZ-4, MZ-S, 미놀타의 SRT, XD-5, X-300, X-700, Dynax 9000i, 7000i,5000i, 오림프스의 OM1, OM2, OM3, OM4 등을 제가 알거나 찾을 수 있는 한도에서 소개를 해보고 싶습니다.
혹 위에 빠진 기기가 있으면 지적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 밖에 탐론, 비비타, 토키나, 시그마, 폴라 등의 렌즈도 소개해 보고 싶습니다. 사실 계획은 이렇게 세웠지만 이것이 그리 간단하거나 쉬운 일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시작을 하면 어떻게 되겠지만 시작이 두려운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제가 여기에 이렇게 공개를 하는 것은 스스로 마음 먹은 것을 실천에 옮기지 못할까 두려워 털어놓는 것입니다. 제 마음 속에만 가지고 있으면 저 혼자의 생각이지만 이렇게 공개를 하면 누구다 다 아는 공지의 사실이 되니까 제가 게으름을 피울 수 없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 생각처럼 쉽지가 않다는 것 여러 차례 경험했습니다. 거미줄처럼 술술 풀려나와야 하는데 한번 막히면 며칠이고 넘어가기 어려운 때도 있습니다. 특히 써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쓸 때는 더욱 힘듭니다. 그래도 뭔가 책임을 가져야만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별 볼일 없는 글을 쓰더라도 격려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중간에 그만두고 싶어질 때는 우리 회원님들을 생각하며 힘을 얻겠습니다. 이번에는 그래도 책 같은 책을 만들고 싶은 것이 제 바람입니다. 감히 베스트셀러 까지는 바라지 않더라고 서점에서 팔리는 책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 사진을 통해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이렇게 글로 말하고자 하니 부끄럽지만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 위안을 삼고 싶습니다. 저도 제가 찍은 사진을 카페 자료실에라도 올리고 싶은데 스캐너가 있어도 사용할 줄을 몰라 못하고 있습니다. 잘 찍은 사진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어디 가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려고 다시 보면 한 컷, 한 컷이 다 애정이 가서 쉽게 버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제가 애착을 가지는 사진들을 다른 분들에게 보여주고 싶어도 그러질 못하는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새해에는 사진을 올리는 방법을 배워 제가 찍은 사진을 여러분께 보여드리고 질책과 격려를 받고 싶습니다. 비록 최근에는 사진을 찍지 못했지만 이제 해도 바뀌고 했으니 새로 찍어 올려 놓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사진기마다 필름이 장착이 된 채 가방에서 자고 있지만 이제 다 잠을 깨워 바람을 쏘이게 하고 싶습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세우는 계획이 과연 얼마나 실현에 옮겨졌는지는 저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어떤 때는 잘 시행된 적도 있고, 어떤 해는 계획으로만 끝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의 계획을 발표하기가 두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발표하기가 두려운 것이 아니라 그것을 못 지킬까 봐 두려운 것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공개를 했는데 꼭 한번 실행에 옮겨 보고 싶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입니다.
저 뿐 아니라 우리 회원님 모두 좋은 계획을 세우시고 멋지게 실천하시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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