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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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업자득,,,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듯한 정쟁으로 나라가 온통 시끄럽지만, 윤석열 정부의 진짜 위험은 국민 사이에서 소리 없이 번지고 있는 국정 불신일지 모른다. ‘보수는 일은 잘하는데 부패해서 문제고, 진보는 깨끗한 것 같은데 무능하다’는 말은 옛날 얘기다. 요즘 알 만한 사람들 중엔 “보수라는 정권이 이렇게 어설프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정부가 누더기가 된 것 같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젓는 이가 한둘이 아니다. 대통령 부인이 민감한 정치적 이슈를 두고 일개 정치평론가와 아무 거리낌 없이 한 시간 가까이 미주알고주알 통화를 했다거나, 권력 언저리의 ‘듣보잡’ 양아치 같은 자들이 ‘VIP’를 입에 올리며 해병대 사단장 인사를 쥐락펴락할 듯 떠들고 다닌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다. 그런 건 권부의 한심하고 창피한 민낯..
2024.07.18 -
누가 괴물인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을 다시 봐야 할 시간인 듯하다. 하나의 세상이 각자의 시점에 의해 여러 세상이 되는, 오늘 우리 모두의 이 사회적 착란 속에서 갈피를 잡으려면 다른 방도가 없어 보인다. 싱글맘 사오리 눈에 비친 초등 5년생 아들 미나토의 ‘기괴한’ 행동. 집단 괴롭힘에 시달리는 친구 요리에 대한 미나토의 연민. 성실한 교사이건만 오해와 우연이 겹쳐 폭력 교사의 오명을 쓴 채 학교 밖으로 떠밀리는 교사 호리. 부모자식 간이든, 선생과 학생 사이든 관계는 서로에 대한 스틸사진만 갖고 이뤄진다. 사진 찍기 전 모습을 모르고, 다음 모습도 모른다. 오직 내가 본 것, 내 눈앞의 편린(片鱗)만이 ‘사실’이다. 사리에 밝고 아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사오리지만 느닷없이 차에서 뛰어내리고, 어느 ..
2024.07.17 -
‘우천 시’
최근 ‘우천 시’ 때문에 온라인이 자못 떠들썩했다. 야외 활동 건으로 학교에서 가정통신문을 보냈는데, 우천 시 모일 장소를 안내하는 문구를 읽고 한 학부모가 ‘우천시’가 어디냐고 물었다는 것이다. 요즘엔 검색 한 번만 하면 쉽게 알 수 있는 일이건만, 굳이 교사에게 물어본 그 학부모가 일단 경솔했다. 그저 해프닝으로 끝날 일이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한자 교육 찬반 논쟁으로 비화하였다. 어렵거나 한글로 대체할 수 있는 한자어는 지양하자는 주장과 이참에 한자 교육을 강화하자는 견해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둘 다 사안의 본질에서 적잖이 벗어났다. 어떤 동일 대상을 같은 의미의 한글(vernacular Korean)과 한자어(Sino-Korean) 두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한국어의 복일지언정 화는 ..
2024.07.16 -
개고기 식용 금지 이후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예비후보가 14일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공정한 법의 심판대 위에 세울 수 있는 강력하고 담대한 지도부를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전 예비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 예비경선 정견발표에서 “대한민국은 지금 민생파탄, 경제폭망,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그러나 국민의 지지가 바닥에 떨어진 윤석열 정권은 오로지 민주당 대표와 야당에 대한 검찰과 권력기관을 동원한 폭압적인 정치탄압에 기대어, 정권의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전 예비후보는 “정작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아넣는 대통령 부부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특검법 거부권 행사 등 권력을 총동원해 비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변호사 시절 혈우..
2024.07.15 -
'자폭 전대', 그래 쪽빡마저 깨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나선 원희룡·한동훈 후보 간 '갈등'이 도를 넘으면서 전당대회 이후를 우려하는 내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고리로 현재와 미래의 충돌 양상으로 번지면서, 전대 이후에도 채 상병 특별검사법 처리 등 주요 변곡점마다 당 분열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2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선거보다 선거 이후가 더 중요하다"며 "남은 기간만이라도 자폭, 자해 전당대회라는 지적이 사라지고 당원들이 뿌듯해하는 후보자 간 경쟁무대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형두 의원도 "전당대회에서 국민의힘이 신뢰를 찾지 못한다면 원내의 노력조차 초라해질까 걱정이 된다"며 "밤을 새워서 야당의 공세에 맞서는 우리 원내 지도부에 힘을 보태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
2024.07.14 -
법사위 유감
이번 주 국회를 달군 뜨거운 이슈 중 하나는 법제사법위원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 청원을 안건으로 올려 오는 19일과 26일 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 9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며 우리 정치권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이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말한 것을 인용해 “더불어민주당의 안건 상정에 북한 조선노동당 담화가 참고된 것 아닌가”라며 철 지난 ‘색깔론’을 제기해 야당 의원들의 반발을 샀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에게 “존경하고픈 정청래 위원장님, 식사 잘하셨죠?”라고 비아냥거리는 표현을 사용하자 정..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