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오판과 편견(5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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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는 났는데 운전한 사람은 없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위증 교사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2002년 당시 김병량 성남시장의 비리를 파헤친다며 KBS PD와 짜고 검사를 사칭해 당시 시장을 취재했다가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은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후 이 대표가 2018년 경기지사 선거 토론회에서 이 사건에서 “누명을 썼다”고 했다가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다시 기소되자 재판 과정에서 김 시장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거짓 증언을 요구했다는 내용의 사건이다. 김씨는 위증 혐의를 인정했고, 이 대표가 위증을 요구하는 듯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도 나왔다. 그런데 법원은 김씨의 위증은 일부 유죄로 판단하면서 이 대표에 대해선 “고의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라고 했다. 부탁하지 않는데도 남을 위해 법정에서 거짓 ..
2024.11.27 -
먼저, 사람이 되어야
보리 한 톨도 오래 씹을수록 깊은 맛이 느껴지듯 모든 사물과 현상에는 그 나름의 존재 이유와 가치가 있다. 인생이나 정치도 마찬가지다. 그것을 깨닫고 모든 사람에 항상 겸손하고 교만해서는 안 된다.” 약 150년간 계속된 일본의 내전과 혼란을 종식하고 에도막부 평화의 시대를 연 도쿠가와 이에야스(徳川家康)가 아들에게 권력을 물려주며 남긴 말이다. 도쿠가와는 천하통일을 이루기까지 오랜 세월 인고(忍苦)의 중요성과 함께 정치권력에 대한 깊은 통찰과 마음의 자세를 강조했다. 하찮게 보이는 보리 한 톨도 소중한데 하물며 사람은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백성을 위한 정치에 있어 권력자의 자세는 어때야 하는지를 아들에게 일깨워 준 것이다. 요즘 한국 정치를 보면 실망을 넘어 참담하기까지 하다. 최소한의 양심마저 저버..
2024.11.26 -
대권이냐 감옥이냐
년 말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대선 도전 여부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난무할 때였다. 차기 주자 지지율은 높지만 검찰총장 출신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 검찰의 오랜 전통 때문에 관측이 엇갈렸다. 검찰 출신인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전망했다. “정권(당시 문재인 정부)이 총장과 그 가족에 대한 수사로 압박하면 대권 도전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검찰총장에서 물러나 민간인 신분이 되면 수사를 방어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감옥에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대선에 나설 것이란 함의였다. 윤 대통령의 실제 동기가 무엇이었든, 그의 예측은 맞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2년 3월 대선에서 패배한 뒤 곧바로 6월 인천 계양을 재보궐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8월 당대표 선거에 나설 때였다. 대선 패배자..
2024.11.25 -
'조국의 시간'이 다가오니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면서 그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탄핵소추안 초안을 공개했다. 윤석열정부 심판을 내걸고 4·10총선에 비례정당으로 뛰어들어 12석을 확보한 정당이 본격적으로 윤 대통령 탄핵을 들고나온 것이다. 조국 대표는 1905년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 문구를 인용하고서는 “120년을 뛰어넘어 대한민국 곳곳에서 시일야방성대곡이 울려 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3년은너무길다특별위원회’ 현장회의라는 명칭에서 보듯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를 채우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것이다. 조국혁신당이 제시한 탄핵사유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불기소 관여 행위, 명품백 수수 논란,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 대통령 집무실·관저 신축비리 의혹 등 7개 항목, 15가지 세부사항에 이른다. 탄핵..
2024.11.24 -
무죄 부분이 더 걱정인 이재명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형이 확정되면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갈 수 없다. 오는 25일엔 위증교사 사건 1심 선고가 기다린다. 예상외 중형에 민주당에선 “사법 정의가 무너진 날”(박찬대 원내대표)이라고 반발한다. 매번 거부당하면서도 “이 대표 재판을 생중계하라”고 우기는 국민의힘도 답답하긴 마찬가지다. 단순한 사안으로 평가받는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판결문이 A4 용지 130쪽 분량이다. 재판부의 고심이 읽힌다. 법원은 이 대표가 허위사실을 공표했는지 판단하기 위해 핵심 발언을 추렸다. 대장동 실무 책임자였던 고 김문기 성남 도시개발공사 처장이 2021년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직후 이 대표가 한 언론 인터뷰 발언이다. 진행자가 “(김 전 처장을) ..
2024.11.23 -
'마이동풍'일 뿐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2.5%에서 2.2%로, 내년은 2.2%에서 2.0%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지난 2주간 한국에서 연례협의를 진행한 IMF 협의단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을 하방 리스크로 규정하고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의 대책을 주문했다. 혁신 강화, 공급망 다변화, 서비스 수출 촉진, 연금개혁, 재정준칙 도입을 비롯한 재정 구조개혁의 정책 우선순위를 높일 것도 주문했다. 11·5 미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트럼프 후보는 조세정책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였다. 민주당 해리스는 법인세율 21%를 28%로 인상하고 고액재산가에 대한 25%의 미실현 자본이득세 신설과 소득세 최고세율을 44.6..
2024.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