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수필집(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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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달나무
오서산은 큰 산이지만 큰 나무가 없다. 어느 책에선가 보니까 자유당정권 시절에 이승만대통령 생일축하 사절로 오던 자유중국 비행기가 오서산에서 추락하여 불이 나 산의 나무가 다 탔다고 나와 있었다. 그래서 그 사실을 확인하였더니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이고 이미 왜정 때에 나..
2012.03.21 -
만년필
내가 만년필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김소운 선생님의 「외투」라는 수필을 읽고서이다. 〈기차 떠날 시간이 가까웠다. 내 전신을 둘러보아야 청마에게 줄 아무 것도 내게 없고, 포켓에 꽂힌 만년필 한 자루가 손에 만져질 뿐이다. 내 스승에게서 물려받은 불란서제 '콩쿠링'ㅡ, 요..
2012.03.21 -
편 지
내가 편지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군에 가서 백암산 철책에 근무할 때부터였다. 그 전에는 고등학교 방학 때에 친구들과 만나기 위한 연락을 취하는 정도가 고작이었고, 서울에서 재수를 할 때는 ‘산 너머’와 주고받은 여나믄 통의 편지가 전부였다. 철책 근무를 한다는 것은 ..
2012.03.21 -
늦은 대학생이었지만
나는 1982년 1월 14일에 전역을 했다. 남들은 대학에 다니다가 군에 가면 대학에서 받은 교련교육의 혜택으로 6개월 가까운 복무단축을 받았다지만 나는 대학에 입학하고 바로 입대했기 때문에 교련을 받지 않아 아무런 혜택도 없었다. 그리고 34개월 만기 복무에 운이 따르지 않아 14일이나..
2012.03.21 -
우등생 그리고 장학금
예전에 우스갯소리로 우등생은 우겨서 등수를 올린 학생이라고 했었다. 얘기하기 쑥스럽지만 내가 우등생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에도 장학금을 탄 적이 있지만 대학에서도 다섯 학기를 장학금을 받으며 다녔다. 고등학교나 대학시절이나 다 성적 우수 장학금이었지만 우겨서 등수..
2012.03.21 -
삼의원에서 보낸 한 철
경희대에도 기숙사가 있었다. 삼의원이라고 해서 주로 한의대와 의대, 법대에 다니는 우수한 학생들이 생활하는 곳인데 다른 학과는 각 과에 한 명 정도만 배정을 받았다. 나도 대학 4학년이 되던 해에 캠퍼스 후문 밖에 있던 삼의원에 들어가서 1년을 거기서 보냈다. 삼의원에 들어간다..
2012.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