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수필집(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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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하사를 만나다
군에서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은 지연(地緣)이다. 우리 소대에는 제주도 출신만 없었고 각 지방에서 온 사람들이 다 있었다. 그 중에서도 전라도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이 경상도, 그리고 충청도였다. 충청도 사람들은 겉으로 드러내서 내색을 않는 편이었다. 나와 삼흥이가 충청도 출신인..
2012.03.23 -
재수 없던 고참
내가 훈련소에 입소한 것이 1979년 4월 7일이고 퇴소한 것이 6월 2일이다. 토요일에 8연대로 가서 이틀 자고 월요일인 6월 4일에 ○대대 본부를 거쳐 ○중대로 갔다. 거기서 하사관학교 차출을 받은 것이 그해 12월 23일이니 부대생활을 한 것은 7개월 정도에 불과하다. 그 7개월의 군대생활을 ..
2012.03.23 -
철책에서 10・26을 보다
전방의 봄은 늦게 오지만 가을은 무척 빨리 왔다. 이미 9월 중순이면 아침, 저녁으로 차가운 날씨가 시작되고 멀리 보이는 북녘 땅 금성천에서는 물안개가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거기 물안개는 정말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처음엔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처럼 아주 가냘프게 시작을 하고는 ..
2012.03.23 -
육군 제 1 하사관학교에 가다
내 어렸을 적 꿈 중에 훌륭한 장군이 되고 싶은 것도 있었다. 그래서 한 때는 육군사관학교를 생각한 적도 있었지만 운동신경이 둔하고 신체적으로 고된 훈련을 받는다는 것이 힘들 것 같아서 일찌감치 그 꿈을 접었다. 그런데 군에 가서 해보니까 어떤 훈련이든 못할 것은 없다는 생각도..
2012.03.23 -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힘든 것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 때문이라고 들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사람 속에서 살아야하지만 그 사람 속이라는 것이 개개인을 가장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사람을 만나고 대하는 것이 꼭 자신의 필요에 의해서만 되는 것은 아니..
2012.03.21 -
다시 풍산리 훈련소로 가다
남들이 보기엔 그저 군에서 휴가 나온 것이지만, 휴가를 나온 군인들이 느끼기엔 마치 세상이 다 자기 것 같은 기분이 첫 휴가이다. 내가 그 기분을 느껴 봤다. 전방으로 가서 사람 구경 못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하사관학교에 가서 배 쫄쫄 골며 터지고 뛰어다니다가 서울에 오니 세상에 ..
2012.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