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6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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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팔, 과이
『해방 전후사의 인식』, 이 책은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소위 전후 좌익 세력에게 있어서 '바이블' 같은 존재였으며 이들의 역사인식과 사상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습니다. 북한에서 주장하는 근현대사를 그대로 답습한 것으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부분 등의 북한 주장을 세세하게 정리한 책입니다. 당시 젊은 층은 이 책을 읽고 교과서 속 반공 투사들이 황군이었고, 교과서 속 문인들이 친일파였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엔 친일파와 그 후예들이 떵떵거리며 산다고 믿었고 이 절망감은 국가의 정통성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졌으며 민족 정통성은 친일파를 청산한 북한에 있고 남한은 미국을 새로운 상전으로 모신 친일파의 나라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생각의 정치적 표현이 1980년~1..
2024.08.22 -
안세영이 바꾸고 싶은 것은?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의 기자회견으로부터 모든 것이 시작되었다.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온 국민의 눈과 귀가 안세영에게 주목되는 순간, 그는 스포츠계의 변화를 촉구하는 발언을 기자회견과 SNS를 통해 쏟아냈다. "선수들이 보호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는 이야기 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 주시고 해결해 주시는 어른이 계시길 빌어봅니다." "시스템, 소통, 케어 부분에 대한 서로의 생각 차이를 조금씩 줄이고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상식선에서 운영되어 주시기를 바라는 것뿐입니다." "합리적인 시스템 아래에서 선수가 운동에만 전념하며 좋은 경기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안세영은 파장이 커지자, 8..
2024.08.21 -
문재인 전 대통령 청문회?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8일 ‘2023 회계연도 결산안 심사’에서 대통령실 이전 관련 예비비 집행과 세수 결손 문제 등을 송곳 검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강조해 온 ‘재정파탄 청문회’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고 합니다. 그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이 여당 소속 송언석 의원이라 기재위 결의로 청문회가 실시되긴 어려울 것 같다”며 “가능하다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청문회를 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고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이 현 정부의 감세 정책을 비판하며 ‘재정파탄 청문회’ 추진 방침을 밝힌 데 대해 대통령실은 “재정파탄의 주범일 수 있는 민주당이 청문회를 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적반하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1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
2024.08.21 -
진짜가 아니다
당신은 현실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요.”(You’re just too good to be true.) 1990년대 감각적 영상의 인터뷰 방송 ‘박상원의 아름다운 TV 얼굴’의 타이틀 곡 첫 소절이다. 미국 가수 프랭크 밸리의 1960년대 히트곡 ‘Can’t Take my eyes off you’(당신에게서 눈을 뗄 수 없네요)로 광고 음악으로도 여러 번 사용됐다. 사랑하는 사람을 향한 찬사로 이보다 멋진 표현을 찾기 힘들다. 하지만 그 문장을 진지하게 직역한다면, 살아가는 데 유용한 지침이 될 수 있다. ‘지나치게 좋은 건 진짜가 아니다. 고로 그런 게 있다면 의심하라.’ 여기서 ‘진짜’란 그 존재의 이치가 합당해 지속 가능하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우리 사회에는 진짜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좋은 제..
2024.08.20 -
철 지난 '일본 콤플렉스'
"광복절 연휴에 일본 여행 가는 게 문제될까요?" 광복절 징검다리 연휴를 앞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선 이 같은 게시글이 적지 않게 보였고, 의견이 갈리고 논쟁이 벌어지는 주제라고 합니다. 광복절의 의미를 기려 이 시기엔 일본 여행을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반응과 평소에도 일본을 찾는 관광객 많은데 시기를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반응이 대립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해외여행객은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습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엔데믹으로 눌렸던 여행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일본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기록적 엔저에다 노재팬 불매운동 분위기가 수그러들면서 가까운 일본을 찾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방일 외국인 관광객 4명 중..
2024.08.20 -
나가사키로 가는 길
파나소닉 워크맨. 처음 갖게 된 ‘내 것’이었다. 서울올림픽이 열렸던 중학교 2학년 시절, ‘시험을 잘 보면 사주겠다’던 아버지의 약속 덕분이었다. 당시 워크맨 가격은 10만원 정도였다. 짜장면 한 그릇이 1000원 남짓인 시절이었다. 그해 아니면 이듬해였을 것이다. 전세 버스를 타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으로 단체 견학을 갔다. 무척 더운 날이었고, 일제의 잔인한 고문 도구들을 보며 섬뜩했던 게 떠오른다. 아마 그 순간에도 나를 포함한 또래들은 소니 워크맨을 귀에 꽂은 채 니콘 카메라의 셔터를 연신 눌렀을 것이다. 일본에 대한 감정은, 질투와 선망 사이 어느 쯤에 놓여 있었다. 옛 기억을 소환한 건, 최근 독립기념관에서 벌어지는 시위 때문이다. 논란의 중심엔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이 자리하고 있다. 건..
2024.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