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진과 사진기(1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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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토클럽2(일곱 번의 전시회)
나는 예능에는 전혀 재질이 없는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노래 부르기는 좋아했지만 음정박자가 제대로 맞게 부른 노래는 하나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다들 내가 목소리를 타고나서 노래를 잘 할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하지만 불행히도 절대 아니었다. 나는 스스로 내가 음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노래에 욕심을 부린 적은 없지만 노래를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부럽다. 나는 그림도 잘 그리지 못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그림을 잘 그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 그림에서 구성도 모르고 색감도 둔해서 실기시험을 보면 겨우 낙제를 면할 정도의 기본 점수만 받곤 했었다. 그러니 사진을 시작해서도 내가 사진에 관심을 갖고 오래 할 줄을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내가 사진기를 오래 만질 수 있었던 것은 ..
2021.07.18 -
진정한 로맨티스트(Romanticist)
사진기를 들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글을 올리고 사진도 내고 하니까 나를 가르쳤다라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고 하던데 웃기는 소리다. 내가 겸손할 줄 몰라서가 아니라 나에게 사진을 가르쳐주신 분은 딱 한 분 성낙인 선생님이시기 때문이다. 내가 사진기를 오래 만진 것은 가보카메라 덕이었고 사진에 대해서 조금 알게 된 것은 순전히 성낙인 선생님과의 만남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자신한다. 내가 성낙인 선생님을 뵙게 된 것은 『월간사진클럽 서울지부』클럽에 가입하면서 부터였다. 처음엔 선생님께서 많이 근엄해 보이셔서 가까이 하지 못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아주 따뜻한 성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내가 교직에 있는 것을 선생님께서 좋게 봐주셔서 가까워지게 된 거였다. 선생님께서는 늘 유머가 넘치시고 따뜻한 정이 많으신..
2021.07.18 -
하늘로 가신 멘토
내가 『서울포토클럽』에서 윤 이사장님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겠지만 나는 그 우연을 단순한 우연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언제고 들어 올 수 있고 마음먹으면 떠나갈 수 있는 곳이 동호회지만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른 거고 또 생각하기에 따라 다른 거였다. 윤윤웅 님, 벌써 돌아가신지 3년이 지났지만 나는 윤 이사장님을 평생 기억할 거라고 자신한다. 같이 만나서 활동한 기간이 그리 긴 편도 아니고 또 특별한 관계였던 것도 아니지만 이사장님의 그 따뜻한 웃음과 마음은 내 가슴에 영원히 간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은 윤 이사장님을 더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다. 윤윤웅 님은 중랑구 중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맡고 계실 때에 우리 『서울포토클럽』에 오셨다. 1992년 여름이었는데 친구이신 중..
2021.07.18 -
사진으로 다시 만난
내가 서울클럽 총무를 맡고 있으면서 세 번째 전시회를 준비할 때였던 것 같다. 저녁 때 충무로 현상소에 갔다가 시간이 많이 늦었다. 을지로 3가역에서 지하철을 타려고 내려가다가 나는 눈에 익은 얼굴을 만났다. 경희대 국문과 84학번인 상희였다. 상희는 작은 키에 무겁고 큰 맨프로트 055삼각대를 들고 있었다. 나는 반갑게 ‘상희 아니냐?’고 물었더니 놀라면서 ‘맞다’고 했다. 나는 혼자가 아니어서 길게 얘기할 수가 없어서 ‘사진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배우는 중이라고 했다. 나도 사진을 하고 있다고 얘기하고는 전시회 준비로 바쁘니 다음에 연락하자고 얘기하고 연락처를 주고받았다. 나는 상희에게 지금 전시회 준비 중이니 그리로 꼭 한 번 오라고 당부했다. 전시회를 할 때 많은 사람이 찾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맞..
2021.07.18 -
자주 볼 수는 없지만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내가 여자를 좋아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거였다. 내가 술을 좋아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술을 마신다고 아무리 변명을 해도 믿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처럼 내가 여자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좋아하는 것이라고 얘기를 해도 믿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그걸 굳이 억울하다거나 오해라고 해명할 생각은 없지만 나는 남자이니 남자보다 여자를 더 좋아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 아닌가? 내가 남자를 더 좋아한다고 하면 그건 하늘이 놀랄 일일 거다. 내가 만나는 여자는 초등학교 동창과 선후배, 대학 후배 그리고 『서울포토클럽』에서 만난 사람이 대부분이다. 학교에 계약직으로 왔다간 제자 같은 여자 교사 몇 명과 오랜 시간 연락을 주고받기는 ..
2021.07.18 -
사랑스런 모녀
『서울포토클럽』은 1991년부터 격년제로 클럽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가 한 번 끝나면 회원 몇 명은 꼭 빠져 나갔고 전시회가 열린 다음엔 상당수의 회원들이 들어왔다. 예전 인터넷이 없던 시절에는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해도 어디에 무슨 클럽이 있는지를 알 수가 없으므로 사진잡지에 광고가 나가는 클럽이 아니면 대학로에 와서 전시회를 보고는 물어서 가입하는 사람들이 있어 전시회가 끝나면 많은 사람들이 회원으로 들어왔던 거였다. 전시회를 하면 거기 출품한 회원들이 자기들 지인을 초대하여 사진전을 보여주고 모임을 갖곤 하니까 그렇게 해서 저변이 확대되는 영향도 있었다. 1998년 1월에 우리가 네 번째 전시회를 할 적에 왔다가 우리 『서울포토클럽』에 들어 온 전 실장은 이화여대 미술과를 나와서 교과서를..
2021.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