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수필집/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우물 안에서 하늘을 보다.고향, 추억)(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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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이 별미(別味)라구?
내가 배를 곯아 본 것은 군대 가서 원주 하사관 학교에 다니던 13주뿐이다. 내가 입대한 것은 1979년 4월 3일이다. 춘천으로 가서 간단한 절차를 밟은 뒤에 화천 7사단 신병교육대로 갔다. 입대해서 8주간 신병교육을 받는 동안은 통 밥을 먹지 못했다. 그 냄새나는 밥이 도저히 넘어가질 않..
2012.02.28 -
쌀 감자와 보리 감자
감자와 고구마는 다 들어온 말이다. 감자는 한자어 ‘감저(甘藷)’에서 왔고, 고구마는 일본말 ‘고쿠마이’에서 온 거다. 우리 어릴 때는 이 둘을 ‘보리 감자’와 ‘쌀 감자’라고 불렀다. 어떤 사람들이 요즘 먹는 흰색 감자보다 예전에 먹던 자주색 감자가 더 맛이 좋았다고 하는 얘..
2012.02.28 -
미꾸라지와 미꾸리
나는 먹는 것은 좋아해도 잡는 것엔 소질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는다. 대부분 사람들이 잡을 때의 기분으로 물고기를 잡는다고 하나 나는 절대 아니다. 구경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그저 먹을 때만 불러주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이상하게도 우리 동네 냇가에는 물고기의 종류가 드물..
2012.02.28 -
개똥참외도 임자가 있었다
요즘 구경하기 힘든 것 중의 하나가 개똥참외이다. 개똥참외는 누가 심어서 난 것이 아니라 길가에 씨가 떨어져서 스스로 자란 거였다. 개똥참외라고 이름이 붙은 것은 개가 참외 씨를 주워 먹고 눈 개똥에서 싹이 튼 것이라고 해서 된 것이지만 실제 개똥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 참외 ..
2012.02.24 -
수영 팬티를 입어야 들어간다?
나는 수영을 전혀 못한다. 어려서 위험하다고 아예 물가에 가서 놀지도 못하게 하셨던 할아버지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지만, 우리 동네에는 수영을 할 만큼 넓은 개울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수영을 할 수도 배울 수도 없었다. 우리 동네에는 그저 개울가에서 물장구를 치고 놀 정도..
2012.02.24 -
별 헤던 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서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 김광섭, 「저녁에」 나도 밤하늘의 별을 헤던 ..
2012.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