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수필집/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우물 안에서 하늘을 보다.고향, 추억)(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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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싱아를 먹었다
박완서 님이 쓴 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 나오는 싱아를 우리 마을에서는 쉬엉이라고 불렀다. 어릴 때, ‘달래 먹고 달려가고 쉬엉 먹고 쉬어가자’는 말이 있었는데 우리도 쉬엉은 많이 먹었다. 우리 약방 밭 덤불 둑에 쉬엉이 많이 자생하여 돌을 몇 개 거두어 내면 ..
2012.02.28 -
보리밭에 들어가지는 못했어도
보리밭은 콩밭과는 달랐다. 지난 가을에 심어 겨울에도 푸릇푸릇 언 땅위에 자라고 있던 보리는 봄이 되면 더욱 생기를 띄고 무성하게 자라기 시작한다. 봄이 지나고 초여름이 되어 겨울 양식이 떨어져 갈 무렵에 농촌 사람들이 가장 바랐던 것은 보리가 빨리 익어 수확할 수 있게 되는 ..
2012.02.28 -
봄밤의 단골손님
오서산은 그 산의 높이에 비해 계곡이 짧다. 산이 홑 산으로 우뚝 솟다보니 이렇다 할 계곡을 만들지 못한 거다. 계곡이 길고 많아야 뭔가 그럴듯한 전설도 많을 것인데 아무리 눈을 씻고 봐도 내세울 만한 골짜기가 하나도 없다. 나는 가끔 청양 칠갑산을 지날 때마다 거기 골짜기 많음을..
2012.02.28 -
새는
장곡으로 학교 다닐 때는 신작로가 아닌 산길을 이용하면 시간이 조금 단축되었다. 빈정골을 넘어 소라실 고개 앞으로 가거나, 방깔미를 넘어 소라실 고개 앞으로 나가고, 아니면 꽃밭골 뒤로 빠져 계속 등성이를 타고 줌뱅이 뒤로 해서 도산리 뒷길로 빠지는 길이 있었다. 지금 그 길들..
2012.02.28 -
강냉이가 아니라 옥수수였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주식은 단연 쌀이다. 그러나 북한주민의 주식은 강냉이라고 한다.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 얘기할지도 모르지만 우리 민족의 주식이 어찌 강냉이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인지……. 그리고 강냉이라는 말도 내게는 좀 익숙하지 않다. 우리는 ‘옥수수’ 아니면 ..
2012.02.28 -
감꽃도 먹고, 땡감도 먹었다
우리 집에는 아름드리 감나무가 세 그루나 있었다. 그 중의 하나는 담장 밖으로 있어, 우리 나무가 아니라 동살뫼 골무샅에 살던 경후 당숙네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말이 담장이지 돌 덤불이었고 그 아래로는 집이 없어 우리거나 다름없었다. 이 감나무는 늙어서인지 감이 많이 열리질 ..
201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