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수필집/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우물 안에서 하늘을 보다.고향, 추억)(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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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까중 할아버지
내가 어릴 때 우리 성벌에는 이발소가 없었다. 성벌에 이발소가 없었다는 사실은 적어도 광성리에 없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머리를 깎으려면 장곡 도산리나 광천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어떤 일이 있어 나갔다가 머리를 깎고 오는 것은 큰 일이 아니지만 머리를 깎기 위해 일 삼아 나..
2012.02.28 -
쑥밭에 삼(艾中之麻)
경후네 집은 우리 집과 붙어 있었다. 우리 집 들어오는 골목을 사이에 두고 기동이네 집과 광헌네 집이 있었고 경후네 집은 자갈로 된 담불을 경계로 붙어 있어 담불을 통해 오가는 사이였다. 그러니까 둘 째 고모네가 살던 집과 마찬가지로 대문을 통해 드나든 것이 아니라 담을 넘어 다..
2012.02.28 -
다 동구 밖으로 떠났으니
우리 동네 아래 마을 새뜸에 서로 친구인 선생님 세 분이 계셨다. 새뜸 큰 당숙은 고등학교에서 상업을 가르치시다가 대천여고에서 교장으로 정년퇴임을 하셨고, 김동구 선생님과 황낙순 선생님은 초등학교에서 계시다가 정년퇴임을 하셨는데 세 분이 한 동네 친구시다. 당숙은 일찍이 ..
2012.02.28 -
사슴벌레
곤충 중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사슴벌레다. ‘벌레’라는 말이 조금 거슬리긴 하지만 사슴벌레를 한번 보면 누구나 다 애착을 가질 거다. 이름으로야 하늘소나 장수하늘소가 훨씬 멋지지만 실제로 본다면 사슴벌레가 더 멋지다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사..
2012.02.28 -
세상에서 제일 착한
내가 여자에 대해 이상형을 생각을 하게 된 거는 김광주 님의 『정협지(情俠志)』에 나오는 ‘감욱형’이라는 여주인공을 보면서이다. 거기에 나오는 두 여자가 감욱형과 연자심인데 둘 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빼어난 미인이었다. 5학년 때에 읽었으니 하도 오래 전에 읽은 소설이라 내..
2012.02.28 -
세월이 가면
고등학교를 1년 늦게 들어갔다. 그냥 실력에 맞춰서 고등학교를 택했으면 될 것을 학교 성적보다 월등히 잘 나오는 모의고사를 믿고 내 실력보다 훨씬 위인 공주사대부고에 시험을 쳤다가 떨어져 재수했다. 그 바람에 청주 막내고모 댁에 가서 1년 학원 생활을 했고, 청주고등학교에 시험..
2012.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