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수필집/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3(마지막 휴머니스트)(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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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찔레꽃」, 『찔레꽃 고운 당신』
「찔레꽃」, 『찔레꽃 고운 당신』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나라 내 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젖어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잊을 사람아 -김영일. 「찔레꽃」에서 『찔레꽃 고운 당신』은 ‘故 高敬植 교수 추모글 모음’으로 ‘錦峰 高敬植 교수 추모문집간행위원회 엮음’으로 나온 책이다. 국학자료원에서 출간했는데 2009년 6월 1일에 인쇄하고 같은 달 10일에 발행한 것으로 되어 있다. 제목을 ‘찔레꽃 고운 당신’이라고 한 것은 우리 선생님께서 주석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면 가장 많이 부른 노래가 「찔레꽃」이어서 그런 것 같다. 나도 이 책에 「선생님 전 상서」라는 제목으로 글을 한 편 실었다. 이 책을 내가 받은 것은 2009년 6월 14일 일요일에 선생님 묘소에 가서다. 선생님 ..
2012.03.26 -
이별가, 錦峰 高敬植 교수와 나
이별가, 錦峰 高敬植 교수와 나 뭐라카노, 저 편 강기슭에서 니 뭐라카노, 바람에 불어서 이승 아니믄 저승에로 떠나는 뱃머리에서 나의 목소리도 바람에 날려서 뭐라카노, 뭐라카노 썩어서 동아 밧줄은 삭아 내리는데 하직은 말자, 하직은 말자 인연은 갈밭을 건너는 바람 뭐라카노 뭐라카노 뭐라카노 니 흰 옷자라기만 펄럭거리고... -박목월. 「이별가」에서 가장 후회가 남는 날 2007년 5월의 어느 날이다. 오후 세 시경 금봉과 그의 제자 한 사람이 광화문 나의 사무실(일제강점기하 강제동원 피해 진상규명위원회)에 들렀다. 스승의 날 전후라 제자가 금봉에게 약주를 한 잔 대접한 것 같았다. 보아하니 취기가 돌아 얼큰한 상태였다. 금봉은 나랑 한 잔 더하고 싶은 기색이 역력했지만 아직 낮이고 또 상당한 취기가 있어..
2012.03.26 -
낙타, 서정범 선생님 영면
낙타, 서정범 선생님 영면 낙타를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세상사 물으면 짐짓, 아무것도 못 본 체 손 저어 대답하면서, 슬픔도 아픔도 까맣게 잊었다는 듯. 누군가 있어 다시 세상에 나가란다면 낙타가 되어 가겠다 대답하리라. -신경림. 「낙타」에서 2007년 6월에 우리 선생님이 돌아가시고 나는 경희대국문과 인연을 끊다시피 하고 지냈다. 아니 1991년 8월에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뒤부터는 회기동으로 갈 일도 없었고 국문과의 어떤 행사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대학 시절에는 내가 크게 성공하여 국문과에 뭔가 기여할 것처럼 지냈지만 졸업하고 나니 갈 일이 많지 않았다. 대개 모교 행사라는 것들이 ‘돈’을 낼 때만 부르고 뭔가 부탁할 일이 있으면 연락을 하고 좋..
2012.03.26 -
꽃나무, 서정범 선생님
꽃나무, 서정범 선생님 벌판한복판에꽃나무하나가있소.근처(近處)에는꽃나무가하나도없소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를열심(熱心)으로생각하는것처럼열심히꽃을피워가지고섰소.꽃나무는제가생각하는꽃나무에게갈수없소.나는막달아났소 -이상, 「꽃나무」에서 선생님에 대한 위키백과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서정범(徐廷範, 1926년 9월 23일 ~ 2009년 7월 14일)은 대한민국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이자 시인·국문학자·수필가·민속학자·무속연구가·사회학자·철학자였다. 본관은 이천 서씨 1958년 자유문학으로 문단에 등단, '병상기(病床記)'와 '미리내' 등 많은 수필을 발표했고, 모교인 경희대학교 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다. 2006년 성추문 루머에 휘말려 대학교수직을 사퇴했다. 이후 무속인의 무고임이 밝혀졌으나 교직에 복귀하..
2012.03.26 -
온 놈이 온 말을 하여도
온 놈이 온 말을 하여도 대천바다 한 가운데 중침 세침 빠지거다 여나믄 놈의 사공들이 상앗대로 귀 꿰어 내단 말이 있셔이다 님아 온 놈이 온 말을 하여도 님이 짐작하소서 조선후기에 나온 걸로 알려진 작자 미상의 사설시조이다. 중침(中針), 세침(細針)은 중간크기의 바늘과 가는 바늘인데 바다에 빠진 중침과 세침을 사공들이 배를 밀어낼 때 쓰는 상앗대로 바늘귀를 꿰어 들어낸단 말이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들이 있으니 백 사람이 백 마디의 말을 하더라도 님이 짐작해달라는 얘기다. 즉 말도 안 되는 얘기에 귀 기울이지 말고 님이 제대로 판단하라는 당부이다. 정말 이런 말도 안 되는 얘기가 우리 국문과 선생님을 둘러쌌던 일이 있어 내가 여기에 그 전말을 옮겨 놓는다. 서정범 성폭행 루머 사건 또는 경희대 성추..
2012.03.26 -
결혼, 고우리 결혼식
고우리 결혼식 외로운 별 하나가 역시 외로운 별 하나와 만났다. 세상에 빛나는 별 두 개가 생겼다. -나태주, 「결혼」에서, 선생님 장녀인 고우리 양이 2012년 8월 25일에 강동웨딩문화센터에서 결혼을 했다. 결혼 소식은 사모님과 간간이 내왕이 있는 영희가 전해 주었다. 사모님께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폐가 될까 부담스러우나 제자 중 나에게만은 꼭 알리라고 하셨다 한다. 나는 당연히 축하할 일이라 참석했다. 선생님께서 후학과 제자들에게 베푸신 음덕을 생각하면 널리 알리고 싶었다. 그러나 사모님의 뜻을 헤아려 다른 사람에게는 결혼 소식을 따로 전하지 않았다. 선생님께서 계시지 않는 지금 사모님과 가끔 소식이 닿는 사람은 몇 사람뿐이다. 그동안 사모님과는 대화나 전화 통화를 한 적이 거의 없어 선생님을 곁에서..
201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