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갈 안 나고 뜬금없는(6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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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의 통일 지우기
년 넘게 통일운동가를 자처해 온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통일, 하지 말자”고 말해 논란이다. 그는 “통일 강박관념을 내려놓자. … 당위와 관성으로 통일을 이야기하지 말자”고 했다. 그제 광주에서 열린 9·19 남북 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다. 문재인 정부의 첫 대통령비서실장인 그가 민주당이 배출한 대통령 3명이 남북정상회담 때마다 합의했던 통일의 당위와 필요성을 부인한 것이다. 그 자리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통일은 겨레의 여망”이라고 손잡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도 함께 있었다. 1980년대 말 전대협 의장 시절 ‘통일의 꽃’ 임수경을 평양에 보냈던 그는 2000년 국회의원이 된 이후에도 남북 간 교류 확대를 주장했다.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했고, 대북송금사건 특검 수사에 반대했다. 대통령비서실장직..
2024.09.22 -
‘선출되지 않은 권력’
지난달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의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를 꼽으라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의 연설 배턴터치 순간이 있겠다. 미셸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등장한 오바마 전 대통령은 “미셸 오바마 바로 다음 연설하는 멍청이”라며 자신에 대한 농담으로 첫 운을 뗐다. “그들이 저급하게 나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When they go low, we go high) 미셸은 2016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 지원 유세에 나와 트럼프의 막무가내 캠페인에 맞서 역사적인 명언을 남겼다. 이번 전대에서도 미셸은 희망의 강한 전염성을 강조하며 “뭐라도 해야 한다”(Do something)는 강렬한 메시지로 2만명 넘게 운집한 지지자들의 뜨거운 함성을 이끌어 냈다. 영부인 리스크로 바람 잘 날 없는 우리 입장에서 미..
2024.09.21 -
작전 타임이 필요한 시점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갖는다고 합니다.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료공백 해법을 놓고 불거진 갈등으로 예고됐던 만찬이 불발된 지 약 한 달 만입니다. 이번 회동을 통해 그간 쌓인 갈등을 해소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19일 서면브리핑으로 24일 회동을 예고하면서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여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의료개혁을 비롯한 개혁 과제,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당에서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최고위원·주요당직자가 만찬에 참석하며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수석비서관들이 함께 한다. 정 ..
2024.09.21 -
굿바이 대한극장
년대부터 80년대 후반까지 충무로와 종로3가 일대는 한국영화의 대명사였다. 단성사, 피카디리, 대한극장, 서울극장 등 개봉관과 영화사가 몰려 있는 데다, 각종 포스터와 홍보물을 찍어내는 인쇄골목이 번창하면서 황금기를 구가했다. 멀티플렉스(복합문화상영관) 자체가 생소했던 당시 극장은 오롯이 영화 한 편만 상영되는 단관이다. 국내 영화 산업 기반이 미약한 데다 수입작에 의존하다 보니 개봉작이 많지 않아서다. 할리우드 대작이라도 극장에 내걸리면 수백명이 줄을 서는 건 예사였다. 그런 영화관도 시대적 흐름을 비껴갈 수 없었다. 1904년 개관한 국내 최초 상설영화관 단성사는 108년 만에 문을 닫았다. 2005년 복합상영관으로 탈바꿈하며 재기를 노렸지만 경영 악화와 부도가 발목을 잡았다. 단성사 맞은편에서 한국..
2024.09.20 -
책임
심우정 검찰총장이 19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지만, 말 그대로 사면초가 신세라고 합니다. 이재명·문재인 등 야권 거물 및 김건희 여사 등과 관련된 민감한 사건이 즐비하고, 국회를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은 검사 탄핵을 외치며 겁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다가 이미 대검 간부 등에 대한 인사도 이뤄진 상태라 자신의 팀을 짜는 것도 쉽지 않을 겁니다. 지난 16일 2년 임기를 시작한 심 총장은 취임사에서 “검찰의 중립성·독립성이 지켜질 수 있도록 든든한 방벽이자 울타리가 될 것”이라며 “국민으로부터 더 신뢰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이미 이 대표와 관련된 수사를 맡았던 검사 4명의 탄핵소추를 발의했고, 검찰청을 기소만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바꾸자는 ‘검수완박 시즌2’ 입법 카드로 협박..
2024.09.20 -
무슨 개혁?
윤석열 대통령은 “개혁에는 저항이 따르고, 지금 곳곳에서 반개혁 저항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13일 국민통합위원회 성과보고회에 참석해 “연금, 의료, 교육, 노동 4대 개혁은 정부의 실적을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들을 근본적으로 풀어내기 위해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카르텔들이 서로 손잡고 개혁에 나서는 길을 가로막기도 한다”면서 “개혁의 발걸음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개를 갸웃했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 연금, 교육, 노동 3대 개혁을 핵심 국정 과제로 제시했지만 임기 절반이 되도록 어느 것 하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금개혁은 정부가 지난 국회 때 여야 합의안을 무산시킨 후 최근에..
2024.0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