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수필집(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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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팀목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나는 스물여섯에 대학교 1학년으로 복학을 했다. 단지 군대만 다녀왔을 뿐인데도 남들보다 3년 정도나 늦은 거였다.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의 나이가 스물일 때에 스물여섯은 꽤 많은 나이였다. 국문과 신입생 78명에다..
2012.03.28 -
가난한 사랑 노래
가난하다고 해서 사랑을 모르겠는가 너와 헤어져 돌아오는 눈 쌓인 골목길에 새파랗게 달빛 쏟아지는데. 1982년에 있었던 잊지 못할 사건이 대학이전 반대 시위였다. 2학기 중간고사 무렵에 발생한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나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당시에 88올림픽을 앞에 두고 ..
2012.03.28 -
꿈에 나비가 되니
장주(莊周)가 꿈에 나비가 되어 놀다보니 장주가 나비가 된 것인지 1983년 대학교 2학년이 되어서야 나는 내 정체성을 찾기 시작했다. 나는 강서구 등촌동에서 하루 세 시간이 넘게 걸리는 통학시간으로 고생하던 것을 동대문구 이문동으로 옮겨 걸어서 10분 거리에 잠잘 곳을 마련했다. 홍..
2012.03.28 -
그 많던 여학생들은
그 많던 여학생들은 어디로 갔는가 / 학창 시절 공부도 잘하고 / 특별활동에도 뛰어나던 새로 들어 온 국문과 83학번은 78명중에 남자가 18명밖에 되지 않는 심각한 여초(女超)현상으로 교수님들의 걱정을 많이 들었다. 여자가 많으면 학과 발전이 저해된다는 거였다. 그러나 나는 그런 걱..
2012.03.28 -
의 자
지금 어디메쯤 /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 그분을 위하여 나는 대학 3학년이 되면서 국문과 학회장에 출마할 생각을 했다. 내가 복학을 했을 때는 79학번 학수가 학회장이었다. 학수는 아주 멋쟁이였다. 코가 우뚝하고 잘 생긴 귀공자스타일로 긴 버버리외투를 입고 1학년 강의..
2012.03.28 -
나무와 나무
유성(儒城)에서 조치원(鳥致院)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국문과 84학번은 내가 3학년일 때에 들어 온 후배들이다. 1984년은 내가 학회장에 출마하여 압도적인 표를 얻어 당선이 되던 해다. 압도적인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나를 제대로 알지 ..
2012.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