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 수필집(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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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 랑
사랑은 언제나 좀 서운함이어라 / 내가 찾을 때 네가 없고 / 네가 찾을 때 내가 없음이여 내가 영희를 처음 안 것은 병환이 묘에 갔다 오면서이다. 복학하고 한 학기가 다 지났었지만 내가 알고 지낸 여학생은 순희밖에 없었다. 그러고는 2학기가 시위와 혼란 속에 훌쩍 지나가서 다른 일은..
2012.03.27 -
중요한 것은
말하지 않아도 없는 것은 아니다 / 나무들 사이에 풀이 있듯 내가 82학번 은경이하고 언제부터 가까이 지냈는지가 분명하지 않다. 은경이는 정숙이하고 앞뒤 번호여서 1학년 때는 둘이 늘 같이 다녔다. 우리 나이 든 사람과 가까이 지낸 여학생은 순희, 정숙이, 은경이, 미경이해서 넷이었..
2012.03.27 -
황홀한 모순
사랑한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 먼 훗날 슬픔을 주는 것을, 이 나이에 순희는 내가 복학해서 만난 첫 여학생이었다. 나는 초등학교만 남녀공학인 셈이었으나 여자하고 가깝게 지낸 기억은 없었다. 중·고등학교 때도 여자에게 말을 붙여 본 적이 없고, 고등학교 다닐 적에 여자 선..
2012.03.27 -
행 복
사랑하는 것은 / 사랑을 받는 것보다 행복하나니라 / 오늘도 나는 /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국문과 82학번에서 공부를 잘 했던 여학생 중에 한 사람이 미경이었다. 여자들은 대부분 장학금을 타기 위해 공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내가 보기엔 미경이는 국문과 학생답게 문학에 ..
2012.03.27 -
즐거운 편지
내가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2학년 여름 방학이 거의 끝나갈 무렵으로 기억한다. 나는 그 전날 술에 잔뜩 취해 밖에서 자고 한 낮이 조금 지난 시간에 회기역에서 내렸다. 제대로 씻지도 못한 꾀죄죄한 몰골로 ..
2012.03.27 -
그리움
거리만이 그리움을 낳는 건 아니다 / 아무리 네가 가까이 있어도 / 너는 충분히 가깝지 않았었다. 내가 좋아하는 세 번째 미경이는 84학번 미경이다. 84학번 미경이가 막내인 셈이다. 내가 4학년에 다닐 적에 85학번이 1학년으로 들어와 다녔지만 내가 학회의 일을 맡고 있지 않을 때라 1학년..
2012.03.27